백성원작가 두 번째 개인전 ‘자연 제주’ 14~19일 문예회관 제3전시실

백성원 작 들판

전시장에서 들어서며 눈부터 감는다. 심호흡 사이 제주를 부르며 심상(心象)을 끌어낸다. 머릿속에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 바순의 열정이 느껴질 때 쯤 눈을 뜬다. 바로 그 느낌이 앞에 펼쳐진다.

백성원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자연제주’다. 14일부터 19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 꺼내 놓은 것들은 그의 표현을 빌려 ‘순간순간 마치 웅장한 교향곡 같은 떨림’이 있는 제주다.

시간을 들여 관조한 것들은 언젠가 봤거나 느꼈던 것들이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바람일 불거나 눈·비가오거나 해도 그런 대로 주어진 것들에 순응하며 품은 제주를 캔버스를 통해 펼쳐낸다.

‘핀란디아’로 알려진 시벨리우스의 2번 교향곡과 비슷한 느낌도 여기서 나온다. 시벨리우스는 곡을 쓰기 전 파리를 시작해 북유럽과 중부유럽을 돌고 체코 프라하에서 드보르작을 만나는 등 꽤 오랜 시간 여행을 했다. 그 과정에서 계속 스케치를 했고 그 느낌을 오선지에 옮겼다. 백 작가 역시 제주를 느끼며 밑그림을 그렸고 색을 입혔다.

오롯이 나라는 독자성을 표면에 드러내는 작업들이라는 점, 민족과 지역이라는 특유의 정서가 짙게 느껴진다는 점이 닮았다.

작가가 ‘판타지’라 부르는 것들은 사실 그 안에 살고 보고 느꼈던 것들을 함축한 결과물이다. 문의=010-3692-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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