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논설위원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해 기본계획 수립용역 등으로 제주도의 교통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공항이 생기면 유입인구가 늘어나서 환경이 파괴되고 상하수도와 쓰레기문제, 교통체증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염려하면서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현재 제주공항의 수송능력 정도로 유입인구를 조절하자는 주장도 한다.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에게 짐이 되는 것일까?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

얼마 전 'KBS 명견천리'에서 지방 중소도시가 소멸되어 가고  있다는 주제로 방송한 일이 있다. 지방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서 30년 내에 전국 지자체 226곳 중 85곳, 전국 84개 군에서 69곳, 3,482개 읍면동 중 1,384개가 소멸될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지방에는 극심한 고령화로 노인들만 있게 되면서 서서히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연구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지도에 성장하는 곳은 파란색으로, 소멸되는 도시는 빨간색으로, 정체되고 있는 지역은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수도권은 대체적으로 파란색이고, 경상도와 전라도의 상당수 중소도시는 빨간색이었으며, 제주도는 노란색으로 표시되고 있다. 소멸의 위험지역은 주로 농업을 기반으로 한 도시이거나 특정산업이 집중된 곳이다.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지방의 특징은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저 출산도 한몫을 하지만, 자기 고장에 취업할 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이나 경제활동의 바탕이 없으면 지방에 남아 있을 수가 없다. 사람 수가 작아지기 시작하면 그 지역의 생산성은 약화되고, 지자체의 세입도 줄어들어 자생력은 점점 위축되어가는 것이다.

이 땅, 제주도는 역사적으로 인구가 작았던 시절에 받았던 여러 가지 하대(下待)를 생각해 보며, 지역단위로 경제를 성장케 하고 영향력을 더 갖기 위해 인구가 좀 늘어나야 한다는 공감대는 도민사회에 널리 퍼져는 있다.

미국의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후섬의 면적은 제주도의 84%정도 수준이나 상주인구는 100만명이 넘어 탄탄한 경제구조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 본섬도 제주도 면적의 66%밖에 되지 않으나 130만명이 살고 있다. 섬으로서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도 있겠지만, 슬기롭게 대처하는 그들의 전략과 지혜가 있다.

우리 제주도도 젊은이들이 빠져나가지 않고, 외부의 젊은이들을 유인하려면 산업을 진작시키고 양질의 국제적인 직장이나 일들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의 경제규모를 늘리고 그 속에서 함께 나누고 정착해 가며 인구를 늘려야 한다. 

그러려면 외부와의 교통 환경이 우선해야 한다. 공항인프라는 관광만이 아니라 여러 산업을 융성하게 하는 조건이며 세계로 나아가는 의지이기도 하다. 길은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하고, 문화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다. 

인구증가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은 해결 못할 과제들은 아니다. 교통문제는 대중교통화로, 쓰레기와 하수는 첨단시스템으로 재처리할 수 있다. 물은 용천수를 모으고, 하천에 둑이나 저류지를 만들어 침수를 도우며, 더 필요하면 염지하수를 담수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산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지방재정이 넉넉하다면 더욱 문제가 없다. 공항건설에는 10년 정도 걸리며, 건설되었다 해도 바로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므로 시간은 있다.

△인구증가는 도시발전의 자산

제2공항 건설에 해당 주민의 반대는 오랫동안 살아온 터전이니 심정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새로운 공항이 필요치 않다는 일부 도민의 주장은 제주도의 세계화와 미래 비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자라나는 세대의 기대를 저버리고, 도시발전을 정체케 하는 것은 아닌지? 통찰해 보았으면 한다. 공항건설은 전문가의 기술적인 영역임도 인정했으면 한다.

교통이 불편한 섬에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역사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인구증가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자산이고, 경쟁력이며 힘이다.  변화를 두려워 한 구한말의 쇄국정치의 결과는 이 민족이 어떻게 되었는지 역사에서 교훈을 얻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