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허튼굿 2일 도문예회관 소극장 ‘자청비 이야기’
연극인 한은주씨 콜라보 “씩씩한 제주 여성” 무대로

우연보다는 ‘운명’이라는 말을 더 믿는다. 개인적 취향이지만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해석은 그 둘을 일체화한다. 무언가를 간절히 필요로 한다면 우연히 아니라 소망과 필연이 이뤄지게 한다는 짧은 글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전통문화예술원 마로가 2일 오후7시30분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 펼치는 5월 허튼굿은 ‘자청비 이야기-사랑은 눈물의 씨앗’으로 꾸려진다.

전통 예술과 모노드라마가 ‘신화’를 통해 합을 이루는 자리다. 함께 하고픈 모두에게 무대를 내주는 허튼굿의 장점이 빛난다.

자청비를 풀어내는 한은주씨는 지난 2015년 국제학교 교사인 남편을 따라 제주에 왔다. 공연 단체 무브먼트 당당의 배우로 다국적 극단 바람씨어터를 만들어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하늘에서 씨앗을 갖고 땅으로 돌아와 여신이 된 평범하지만 당찬 제주 여인에 매료돼 지난해 직접 생애 첫 모노드라마를 만들었다. 지난해만 프린지페스티벌과 대정 무릉리에서 세 차례 공연했다.

"우연으로 빚어진 모든 인연과 제주에 보답하는 헌사가 이 작품이 탄생한 배경"이라 했던 한씨의 노력만큼 허튼굿 무대에 어울리는 공연은 없어 보인다.

가장 정직한 ‘농경의 신’과 제주 땅을 딛고 세상을 흔드는 마로의 신명이 제대로 싹을 틔우게 과정을 동행하는 흔치 않은 기회다. 감동후불제 공연이다. 모아진 돈은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쓰인다. 문의=010-4693-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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