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림 제주시 부시장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란 말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창안해서 처음 사용했다. 3·1운동 이후 일본의 도요대학교 아동미술과에 입학한 방정환 선생은 아이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눈을 뜨고 본격적으로 소년운동을 펼쳤다. 아이를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의 독립된 사회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어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린이' 용어의 창시자인 방정환 선생이 주도한 색동회는 1923년 5월 1일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당시 1923년 기념행사에서 배포된 글 중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어린이날에는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렇게 제정된 '어린이날'은 어린이 관련 행사가 민족의식을 높일 것을 염려한 일제에 의해 1928년부터는 날짜가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됐고, 1937년부터는 기념행사가 금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광복 이후 1946년 5월 5일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다시 개최되었으며, 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날은 5월 5일로 고정돼왔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방정환 선생이 강조한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을 받고 생활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2017 세계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156개국 중 57위에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특히, 지난해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82점으로 조사대상인 경제협력기구 회원국 22개국 중 가장 낮았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경제협력기구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 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가 이렇게 낮은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성적이나 집안의 경제적 수준보다는 가족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가족 간의 관계가 좋은 경우에는 성적이나 경제수준과 관계없이 행복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 간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을 도외시한 채 어린이들에게 좋은 성적만을 요구하는 잘못된 가치관으로 인해 우리나라 어린이 5명당 1명꼴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자살충동을 경험했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반면 성적이나 경제수준보다는 가족(부모)과의 관계가 좋은 경우 자살충동 위험집단에 속할 확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제주시의 아동정책도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점차 가족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어린이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을 개발시키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주요 정책을 보면 아동의 건전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하여 통합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동학대·성폭력 예방 및 아동학대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아동학대가 없는, 아동과 가족이 함께 건전하고 행복한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공립어린이집 확충,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지정을 통하여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수요에 부응한 맞춤형 보육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영아전담·시간연장·휴일·방과 후 어린이집 등 특수 어린이집 등에 대한  운영비를 지원함으로써 맞벌이 가정의 육아부담을 해소해 나가는데도 힘쓰고 있다.

모든 어린이들이 모두 즐거워해야 할 어린이날에 우리 이웃에 어린이날의 기쁨을 함께 하지 못하는 어린이는 없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배려가 있을 때 우리 어린이들 역시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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