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

요즘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다가오는 선거 때문인가 보다. 

단위사업장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귀포의료원만큼 공약에 자주 등장한 곳이 있을까. 

여러 후보들의 관심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얼마나 못 했으면 이렇게나 많이 관심을 가져주실까 그저 송구할 따름이다. 

밖에서 이렇게 관심이 많은데 가만히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아직 한해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서귀포의료원이 돌아가는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서 도민들에게 보고하고자 한다. 

그동안 서귀포의료원이 도민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른 병원들도 사정이 비슷했겠지만 지난 2월은 정말 힘들었다. 달력도 짧은데다 설날 연휴에다 연일 쏟아지는 폭설 때문에 의료수익이 전년 동월대비 8%나 감소했다. 3월에는 연이은 의료분쟁 보도로 환자 수가 감소한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 섞인 질책을 쏟아냈다. 로비에서 마주치는 환자들의 눈빛 또한 싸늘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러고나니 4월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4월 의료수익이 전년 동월대비 29%나 늘어났다. 5월에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는 의료수익이 전년대비 18% 정도 늘어난 370억에 이르러 제주도의 운영비보조금을 빼고도 의료수익과 의료비용이 균형을 이루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그래도 131억 금융부채를 갚아나가야 하므로 운영비보조금은 꼭 필요하다. 고압산소치료 등 적자가 많이 날 수밖에 없는 공익적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지방의료원으로서는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2주기의료기관 평가인증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올해에는 무릎인공관절수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형외과 과장 두 분을 새로 초빙해서 이미 성공적으로 시작했는데 옆에서 수술을 지켜본 간호사들이 잘한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그동안 간호사 부족으로 닫혀있던 병동 하나를 3월에 열어서 신축이전한지 4년 만에 드디어 전 병동을 가동했다. 덕분에 병상수가 246병상에서 288병상으로 늘었는데도 벌써 포화가 돼가는 느낌이다.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요양병원 건립을 제주도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늘어나는 입원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요양병원 건립이 시급하다. 

그때 지하주차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장례식장에 문상객이 몰리는 날에는 주변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하고 주차단속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기능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그래서 환자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다쳤을 때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밖에서 걱정하는 만큼 의료원이 지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숙제가 많지만 서귀포의료원은 열심히 노력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다. 

제대로 된 의료원, 명실상부한 종합병원으로 성장해서 도민·시민들의 기대에 반드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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