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얼마 전 개봉하여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리틀 포레스트>란 영화가 있다. 우승이 아니라 준우승에 그친 핸드볼 팀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주제를 통해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말한다. 

6·13지방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휴식을 선사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과연 매번 도래하는 선거일이 거친 일상에 지친 도민들에게 또 한 번의 스트레스를 자극하는 날이 아니라 보약을 먹을 때의 기대감을 선사하는 정치로 탈바꿈하길 이번에야 말로 기대해 본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를 만나는 주인공, 그 속에서 영화는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모든 것이 괜찮은 주인공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를 담아냈다.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과연 선거유세를 통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취업, 장사, 직장, 대출, 집값 등 머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우리 도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을까.

그들은 만일 당선된다면 임기동안 우리 도민들에게 영화 속 장면처럼 아주 특별한 사계절을 선사할 수 있을까. 그런 헌신어린 마음가짐을 가지고 도민들을 만나고 있을까.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진짜 희망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통찰이었다. <리틀 포레스트>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휴식과 위로를 찾을 수 있다는 주제를 더욱 강하게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이십대를 지나고 있는 청춘이지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세대를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6·13지방선거는 도민들에게 선거라는 공간을 통해 정치와 유권자 사이의 관계에서 세대를 불문하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공감과 위로를 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며 선거과정에서 의견을 달리한 도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줄 수 있을까. 6·13 지방선거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정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도민들을 위한 '작은 힐링 숲'을 찾아주는 계기를 제공해 주길 기대한다.

영화감독과 정치인들은 닮은 구석이 많다. 특정 계층만을 타깃으로 한다면 절대 도정(흥행)에 성공할 수 없으며, 자칫 자극적인 잔기술을 남발하면 유권자(관객)들은 결국엔 식상해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정된 임기(상영시간)속에서 좋은 정치(화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발품을 팔아 찾고 또 찾고 뛰고 또 뛰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고를 들이고도 정책성패(흥행)는 올곧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 유권자(관객)의 선택에 달렸다는 점도 유사하다.

<리틀 포레스트>는 감정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 좋은 영화다. 관객들은 자연의 풍광을 최대한 간결하게 담아낸 장면들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 정치도 부담스럽지 않게 간결하게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려 담은 정책이 펼쳐질 수 있길 바란다. 

끝으로'헬퍼스 하이'(다른 사람을 도울 때 느끼는 만족감)라는 용어가 있다. 이 쾌감은 마음의 건강을 넘어 심장까지 튼튼하게 지켜준다고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나를 위한 보약인 셈이다. 이 보약은 상대방도 나와 같은 소중한 인간이라는 마음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많은 후보들 중 이 보약의 구매가 가능한 사람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 도민모두에게 있다고 믿는다. 아울러 우리 유권자들 먼저 이 보약을 구매해야 그 후보가 누구인지 더욱 쉽게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고도 본다. 이번 6·13지방선거. 짜증나는 정치이벤트가 아니라 모두가 위안 받고 충전되는 <리틀 포레스트>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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