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한라산의 스물네 번째 정기공연 사월굿 「원죄」가 6일과 7일 오후 7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김경훈·고윤정·이정은 작, 이상철 연출로 무대에 오르는 「원죄」는 4·3의 완전한 해결은 원죄의 극복에서 시작된다는 역설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양정배와 김춘옥이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체의 극이 이끌어진다. 양정배는 4·3때 임신 8개월의 몸으로 토벌대에 연행돼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하는데 그 후유증으로 장애인 아들을 낳는다. 장애인 아들을 낳은 것을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여 평생 자식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간다.

 김춘옥은 무장대의 일원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투옥되고 5·16후 재차 수감돼 형집행정지로 석방된다. 그 뒤 그녀는 보안관찰의 감시 속에 짓눌려 지낸다. 입산 당시 동료 대원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일은 그녀에게 평생 지을 수 없는 아픔이다.

 이 두 여인의 이런 죄책감은 개인적인 죄의식을 넘어 그런 상황을 만들었던 당시 역사적 현실과 사회적 구조에 죄 값을 묻겠다는 게 「원죄」의 작품의도다.

 원죄를 잉태한 권력, 이승만 정부와 미국에 대한 책임 추궁, 한국현대사의 원죄인 4·3의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예술인들의 책임 추궁이 몸짓언어로 되살아난다. 윤미란 김기정 고윤정 한송이 여상익 이효춘 우승혁 주민욱 출연. 입장료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문의=753-9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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