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근 한의사·한의학 자문의원

봄이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여름이다. 안그래도 모기의 등쌀에 열대야의 고충에 밤잠을 설치는 계절인데 특별히 올해 여름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겹쳐있어서 잠못드는 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름철에 잠을 못자 기운이 하나도 없다며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기운이 없는 것이 단순히 잠을 설쳐서라기 보다는 여름철이 갖는 계절적 특성의 영향으로 생각해보아야 한다.

여름은 덥고 습한 계절이다. 날씨가 더우면 인체는 이에 적응하기 위하여 땀을 내어 체온을 유지한다. 체온을 유지하는데까지는 좋으나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된다. 인체는 기본적으로 더위에 지쳐 있으며 장마 등의 습한 상황이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보통 여름철에 더위를 먹으면 입맛이 떨어지고 눕고 싶고 열감을 느끼며 심할 경우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별히 한의학에서는 이를 주하(注夏)병이라 하여 원인을 음허(陰虛) 즉 인체가 전체적으로 체내수분 문제로 어려운 상황일 때 기운까지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영양문제가 더해지는데 여름철에는 먹는 것도 대체로 부실하다. 무덥고 목이 마르므로 갖춰진 식단보다는 찬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의 빙과류를 선호하며 이는 곧 몸의 내부를 역설적으로 춥거나 부실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영양상태가 부실하므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잘 먹는 것이 필요하다. 탕약 처방이 오히려 무더운 여름에 더 적절할 수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한의원 등 전문가의 처방을 받는 것도 좋다.

이밖에 제철 과일이나 우유 등 영양가 있는 음식을 권하고 취침시간을 유지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할 것을 권한다. 에어컨을 너무 오래 켜있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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