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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실천하지 못한 '하루 10분'양기휴 전 초등학교장·논설위원
양기휴
입력 2018-07-01 (일) 14:54:33 | 승인 2018-07-01 (일) 14:55:44 | 최종수정 2018-07-01 (일) 17:51:54

열일곱 살 청년이 어느 농장에 일꾼으로 고용됐다. 건초더미 창고에서 자고 먹으면서 일을 했다. 하지만 3년 뒤 그는 쫓겨났다. 주인집 외동딸과 사귄다는 이유로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품삯도 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내쫓긴 것이다. 그는 선원, 목수일, 증기기관실의 조수 등 어려운 일을 하면서 공부를 했다. 교수와 학장, 변호사와 상·하원의원을 거쳐 마침내 대통령이 됐다. 제임스 아브라함 가필드(James Abram Garfield·1831~1881)다. 그는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나는 10분을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모든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에게 10분이 왜 그토록 중요했을까. 

고학으로 대학에 진학한 그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언제나 한 학생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어느 날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다가 경쟁상대 학생의 방에 켜진 불이 자기보다 10분 뒤에 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그는 그 친구의 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10분을 더 공부를 하다가 잠자리에 듦으로써 그를 앞설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10분. 긴 시간도 아니지만 꾸준히 계속한다면 대단한 일을 이루는 '굉장한 10분'이 될 수도 있다. 날마다 10분을 잘 활용한다면 대단한 열매를 거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껏 실천하지 못한 '하루 10분'이 많기에 아쉽고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

나는 잠들기 전 10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하루의 일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며 내일을 계획하고 준비해두는 시간을 갖는다면 하루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내게 될 것이지만 나는 그걸 실천하지 못했다. '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릴 정도로 일에 열정을 쏟아 부었던 고 정주영 회장을 생각하면 나는 얼마나 게으른 녀석인가. 

친구에게 전화하고 안부와 생각을 나누는 '하루 10분'을 가지겠다고 마음먹고도 나는 실천하지 못했다. 멀리 가 있는 친구,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 10분을 할애하는 전화 한 통화가 아름다운 우정과 추억을 되살릴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 전화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하질 못했다.  

생전에 이루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서 실천해보겠다고 마음먹고서도 실천은 아직 까마득하다. 하루하루 미루면서 지금 겨우 한두 가지를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그 전에 하다가 그만둔 '중국어 공부 10분'처럼 하루 10분만 여기에 투자를 해도 적지 않은 진전이 있었을 터인데, 그 동안 너무 게을렀던 것이 부끄럽다.

하루 10분 정도를 할애해서 아내와 정담을 나눠보겠다고 작정했지만 그게 그리 쉽지가 않았다. 1주일에 한 번은 함께 외출을 하고 외식도 하자고 마음먹었지만 1주에 한 번은커녕 몇 주 몇 달이 지나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무심하고 무정한 남편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면 그때 나는 미안해서 어찌할 것인가.

나는 하루 10분 정도도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하루 10분만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부모님은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부모님이 멀리 떠나신 다음에야 비로소 정신 차렸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다른 모든 것은 뒤늦게라도 다시 마음먹고 노력한다면 조금은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만은 가슴을 치며 뉘우쳐도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가필드는 대통령 취임식에 어머니를 모시고 "저를 대통령이 되도록 늘 이끌어 주시고 보살펴 주신 제 어머님께 오늘의 이 영광을 바치고자 합니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만 했던 나는 지난날이 부끄럽기만 하다. 

내 삶을 알차게 만들어 줄 '하루 10분'.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하자. 이미 불효로 끝나버린 일이야 할 수 없지만, 이제라도 할 수 있는 나의 하루 10분을 다시 시작해보자. 

양기휴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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