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교수·의료자문위원

일반적으로 태아의 머리나 둔부가 자궁입구에 위치해야 한다. 자궁입구에 태아 대신 태반의 전부 또는 일부가 놓여있는 것을 전치태반이라고 한다. 

전치태반은 자궁입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자궁 입구가 태반으로 모두 덮여있는 완전 전치태반, 부분적으로 태반으로 덮여있는 부분 전치태반, 자궁입구 바로 가장자리에까지 태반이 위치하는 가장자리 전치태반, 그리고 태반이 자궁입구에 도달하지는 않지만 태반이 아래쪽에 위치하는 하위 태반이 있다.

전치태반은 보통 임산부의 1000명 중 5명 정도의 빈도로 나타난다. 최근 고령 임산부, 시험관시술로 인한 다태임신, 이전 제왕절개술 기왕력 등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치태반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 없이 발생하는 질 출혈이다. 보통 첫 번째 출혈은 심각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출혈로 저혈량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며 태아 및 임신부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임신 중, 특히 임신 20주 이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전치태반 중 하위태반의 경우는 질 분만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분만 시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응급 제왕절개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하위태반 이외의 전치태반은 대량의 출혈을 유발하므로 제왕절개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수술은 고난도 이여서 전문병원에서 숙련된 전문의가 해야 하며 출혈 위험이 많으므로 수혈 준비를 해야 한다.

전치태반인 임신부들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임신 기간 내내 출혈 가능성이 있어 평소에 철분 섭취를 충분히 해 빈혈을 예방하며 출혈이 있을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출혈의 징후가 지속적으로 보이는 경우 절대안정이 필요하므로 담당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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