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군입대후 바다와 인연...오랜기간 봉사활동
우리나라 3면 바다 깨끗이 만드는 일에 앞장

어쩌면 지긋지긋할 수도 있는 바다에서 상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 있다.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마음을 아는 이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태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지난 2014년부터 전국 바다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64·사진)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시 김녕 해안서 수거한 양.
제주시 삼양동 벌랑해안서 수거한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제주시 애월읍 해안서 수거한 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제주시 조천 신흥리 해안서 수거한 양.
제주시 함덕 해수욕장 인근서 수거한 양.
서귀포시 대정 해안서 수거한 양.

'청정 제주 바다가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제주에는 지난달 26일 왔다. 이후 삼양동을 시작해 11일까지 16일 동안 제주시 조천·김녕·월정·구좌·세화·우도, 서귀포시 태흥·남원·효돈 등 제주 해안을 돌며 수거한 쓰레기만 480마대 이상이 된다. 불편한 몸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는 사정을 걱정하는 기자에게 조 단당은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조 단장이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에 대한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 단장은 바다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군에 자원 입대하면서 바다와 인연을 맺었다. 군에서 익힌 잠수 기술로 한국가스공사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근무했다. 수십 수백미터에서도 거뜬히 작업했던 조 단장은 2012년 수중 작업 중 오른 팔을 잃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인대까지 다치면서 평생 고통을 안은 채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그런 어려움을 잊게 한 것이 다름 아닌 봉사였다.

부산진역에서 2년간 급식봉사를 했다. "제 몸 하나 간수하지 못하면서 누굴 돕냐"는 말에 흔들렸다. 다시 마음을 추슬러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2014년 2월 UDT 자원봉사단 바다살리기 운동본부를 등록, 설립했다.

이 후 4년간 쉬지 않고 혼자서 전국 방방 곳곳을 누비며 바다를 깨끗이 하는 일에 앞장섰다. 바다를 알고, 상처로 인한 아픔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4년 부산에서 시작해 강화도 해안, 전라남도 완도·청산도, 강원도 화진포 해수욕장 등 전국 곳곳에 있는 해안가를 돌아다니며 지난 6월 말까지 1만5175마대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제주 일정은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3면 바다를 깨끗이 하는 일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 단장은 "봉사를 하면서 마음을 비우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며 "배운 만큼 갚는다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바다와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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