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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의원능력시험을 아시나요?"오승은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논설위원
오승은
입력 2018-07-23 (월) 13:25:13 | 승인 2018-07-23 (월) 21:11:42 | 최종수정 2018-07-23 (월) 21:11:37

유래 없는 폭염이 전국을 가마솥으로 만들고 있는 뜨거운 올 여름, 각급 학교가 방학에 돌입하였다. 방학(放學)의 의미는 학업을 놓고 쉰다는 뜻으로, 사전적으로는 '학생의 건전한 심신의 발달을 위하여 실시하는 장기간의 휴가'라고 되어 있다. 필자가 어린아이였을 때만 해도 개학날이 다 되어서야 일기와 '방학생활'을 몰아서 하느라 며칠간 힘들었을 뿐, 방학은 온전히 뛰어놀기 바쁜 날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방학은 학교만 안 가고 여전히 학원에 다니고 공부하는 기간일 것이다. 방학의 사전적 의미를 '공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기간'쯤으로 바꾸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듯하다.

대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두 달 정도의 여름방학은 놀기보다는 어학점수 향상을 위해 노력하거나 졸업을 위해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기간이다. 취업이나 졸업을 위해 요구되는 자격의 종류는 전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전산관련, 한국사, 한국어능력시험 등이 전공과 무관하게 대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취득하는 자격증일 것이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특히나 여러 장의 투표용지에 기표를 했어야 했기에, 노인들 중에는 종류별로 찍어야 할 후보자의 이름을 적어들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도 많았다. 혹자들은 선출직도 시험 봐서 뽑을 수 없냐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10년부터 의원능력검정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층의 정치에의 무관심, 공동체와의 연계가 약해지는 현상이 보편화면서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유권자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도된 방안이다.

아사히(朝日)신문 교토판에서는 의원능력을 '의회제도와 법률지식을 비롯하여 의회운영의 기술과 실천력 등, 민주주의사회를 담당하는 대표자로서의 역량'이라 정의하고 있다. 의원 개개인이 아무리 의욕적이라도 의정활동에 필요한 기초지식이 없으면 결과를 내기 어렵다. 정치의 결과는 사람들의 다양한 과제를 현실에서 해결할 수 있을까의 문제이며, 실제로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의원으로서의 기본지식의 보유는 물론, 가지고 있는 지식을 현실에 도움이 되도록 발휘하기 위한 노하우도 필요하다. 의회개혁이 확산되고 지방의원들을 위한 연수기회도 매우 충실해져 왔으나. 지식을 현실에 활용하기 위한 능력과 노하우를 분명히 하여, 목표로 해야 할 적정한 의원능력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아직도 필요하다.

그러한 과제에 대응해 가기 위해, 의원능력검정은 루브릭(rubric)이라고 하는 방법으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의원능력을 나타내고, 의원능력을 습득하기 위한 연수기회를 제공해 가는 것으로 방법을 정비해가고 있다(루브릭이란 최근 대학교육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육목표와 그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목표로 해야 할 모습을 항목을 나눠 표시하면서 스스로가 지금 어떤 단계에 있는가를 평가하는 좌표를 만드는 것이다. 루브릭은 학습자의 학습 활동이나 프로젝트에 대하여 실제적인 점수산정이 가능하도록 학습물이나 학습자가 성취한 수준을 결정하는 평가 가이드라인과 평정척도(rating scale)를 제공한다. 루브릭이라는 용어는 라틴어인 'rubrica(영어로 "Red Earth" 의미)에서 유래하였는데 중세기에는 다양한 형식의 문서에 붉은 색 잉크로 표시를 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 시기 법률문서에 붉은 색으로 표시해서 법조문의 표제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였는데 이것이 변화해서 간단하면서도 권위적인 규정이나 규칙을 의미하게 되었다.) 2017년부터는 이 루브릭에 나타난 의원능력의 구성을 위해 연수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대의제의 대표도 자격시험봐서 뽑느냐고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고려해 볼만하지 않을까?

오승은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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