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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체결 절차 허술·졸속 추진 논란와이드/ 한짓골 제주아트프랫폼 조성, 무엇이 문제인가
강승남 기자
입력 2018-07-29 (일) 16:51:28 | 승인 2018-07-29 (일) 16:58:55 | 최종수정 2018-07-30 (일) 17:51:40
제주 아트플랫폼 조성사업 건물 옛 아카데미 극장.

공공연습장 확보 등 사업 필요성 인정…수개월만에 결정 반발 자초
원 지사 "2차 중도금 유예…투융자심사 진행"…감사위도 감사 착수

문화예술재단 기금 활용 견제장치 마련 시급…의회, 조례개정 검토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이 최근 지역사회의 이슈로 부각됐다. 제주 예술인들의 숙원이었던 공공연습공간 마련 등 필요성은 인정되고 있지만 허술한 절차 이행과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이 지적이 제기되는 등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이 새 국면에 들어섰다. 

△추진과정
제주문화예술재단은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공연예술연습장 조성 및 운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이 사업은 지자체 등이 소유한 공공건물 또는 장기임대가 가능한 건물을 공연연습장으로 개편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공 공연연습장 확보는 지역 예술인들의 숙원이었다. 2015년 제주도가 도내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발표활동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연습공간 부족을 세 번째로 꼽았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재밋섬(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주와 매매 협의를 진행해 왔고 지난 5월 17일 이 사업과 관련해 임시이사회를 열고 '기본재산 활용 건물 매입의 건'을 원안 의결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예산으로 건물매입비 100억원, 실시설계비 10억원, 세금 2억원, 건물 리모델링비 60억원 등 173억원을 책정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 가운데 113억원을 재단기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왜 논란이 되나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에 들어설 제주아트플랫폼에 공공 공연연습장 이외에 독립영화관, 소극장, 회의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도내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자유롭게 업무용으로 사용할 공용 업무공간 등을 갖춰 제주 예술인회관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제주 예술계 안팎에서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최근 이 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제11대 의회 개원 직후 주요 업무보고에서 재단의 옛 아카데미 극장 건물 매입에 대한 국장 전결 처리의 적법성 여부, 관련 부동산 매매 및 계약서 상 계약금 2원(건물 1원·토지 1원)과 위약금 20억원 규정의 적정성 여부, 제주문화예술재단 기본재산 변경시 정관 개정 미이행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사업 결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단 1차례만 개최한데다 예술계 내부에서도 단체 간 의견이 충돌하는 등 공론화가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계약서 체결 시각차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지난 20일 제36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긴급 의사발언을 통해 "담당 국장은 원 지사가 지방선거 이후 업무에 복귀한 6월 14일 국장 전결로 재단 이사회의 113억원의 기금 사용을 승인했지만 도 재무회계 규칙상 100억원이 넘는 건물 매매는 도지사가 직접 결재해야 한다"며 "위약금 20억원은 일종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로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으로 봐야 한다"며 지적했다.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건물 매매 계약 체결에 앞서 법무사와 고문변호사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추진했고, 계약금 2원·위약금 20억원은 상호간 계약을 파기할 수 없도록 한 장치고 1차 중도금 10억원이 사실상 계약금이라고 볼 수 있다"며 "도의회에서도 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밝혀지겠지만 (매매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면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 재밋섬파크 대표이사는 "해당 건물은 마을주민과 도민과의 추억이 공유되는 공간이고 원도심 내 예술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알기에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의 매매 요청에 응한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이나 대응책을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고, 다만 ㈜재밋섬 직원만 100명이 넘는데 회사에 피해가 갈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향후 과제는 
제주아트플랫폼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 5월 28일 1차 중도금 10억원을 지급한 상황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9일 "20일 예정된 2차 중도금 60억원 지급을 유예하고 원포인트 투자융자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의회에서 제기한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문화예술계 의견 등을 수렴해 한 치의 의혹이나 문제가 없도록 직접 이 사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주도감사위원회도 계약서 작성 등을 비롯해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과 관련해 그동안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절차적 문제가 투융자심사와 감사위 감사 등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이 향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경우 서울문화재단 운영 조례에 기본재산의 5% 혹은 50억원 이상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경우 사전에 서울시의회 상임위에 보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 같은 제약이 없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가 조례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제주도 역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강승남 기자  stip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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