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석 제주소방안전본부 구조구급담당

과거 소방업무는 크게 화재진압과 구조·구급활동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방업무가 폭넓게 확대돼 태풍, 홍수, 호우, 폭설, 가뭄 등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에도 소방공무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119생활안전대를 운영해 벌집퇴치, 문개방, 동물구조 등 다양한 안전사고 역시 신속히 처리함으로써 119는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깊숙이 자리잡았다.

이같은 소방업무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는 소방의 3요소인 소방인력, 소방장비, 소방용수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이중 어느 하나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각종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고, 심한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먼저 소방인력은 지난해 말에 100명이 충원됐으나 소방력 기준 대비 60%에 불과해 전국 시·도 가운데 1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구급차 3인 탑승제 실시 등 부족한 인력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다 도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는 만큼 앞으로도 부족한 인력이 계속 충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방장비는 지난 2015년 담배가격 인상과 함께 개별소비세를 신설해 확보한 재원으로 소방차량, 개인보호장비 등 주요 소방장비에 대해 교체 및 보강되고 있다. 장비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체계적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지속적인 재원확보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기를 희망해본다. 

소방용수는 최근 전국적인 폭염·가뭄으로 물 부족현상이 일어난 점을 비춰볼 때 유사 시 신속하게 수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물 관리가 필요하다. 수원이 부족해 바닷물로 화재를 진압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유관기관과도 충분히 협력해야 한다.

재난은 준비되지 않을 때 우리에게 큰 상처를 안겨 준다. 소방인력·장비·용수 3요소는 최소한의 준비이며, 무엇보다 안전한 제주를 위해서는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더불어 아낌없는 투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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