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예비검속 섯알오름 희생자 영령 제68주기 합동위령제 17일 봉행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제주예비검속 섯알오름 희생자 영령 제68주기 합동위령제가 1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백조일손묘역에서 봉행됐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오용진)와 섯알오름사건 행불유족회(회장 송태희)가 주관으로 열린 유족과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양천익 유족회 전 회장은 초혼문을 통해 “임들께선 6·25 전쟁당시 예비검속으로 인해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지 어언 68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며 “불귀의 몸이 돼 구천을 헤매고 계실 영령님들의 넋을 위무하고 맺힌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단출한 제단을 마련해 한위 한위 초혼하오니 흠향하시옵고 이제는 슬픔과 한을 거두시고 영면하시기를 빈다”고 추도했다.

이어 허법률 서귀포시 부시장은 “매년 음력 7월 7일,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현재,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작지만 의미 깊은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오늘 이 자리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사건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내무부 치안국의 지시에 따라 모슬포경찰서 관내(대정읍, 한경면 포함한 한림읍, 안덕면)에서 344명을 예비검속하고 계엄사령부에 송치된 252명을 같은 해 7월 16일과 8월 20일 법적 절차 없이 모슬포 주둔군에 의해 집단학살, 암매장한 사건이다. 1956년 5월 18일 132위의 시신을 수습(신원 확인 불가)했다.1993년 8월 24일 백조일손영령위령비가 건립돼 제1회 위령제가 봉행됐으며, 2007년 11월 13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로부터 진상규명이 결정됐다.

김지석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