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업 공학박사·창의융합코딩교육연구소대표·(전)중등교장

현대 사회는 소프트웨어가 가치 창출의 중요한 도구이자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지식정보화사회로 급속하게 전환하면서 사회, 문화, 경제, 교육 등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고용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직업의 변화로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관련 신기술에 의해 210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였고, 앞으로 변화하게 될 직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무인 자동차, 드론을 활용한 택배, 인공지능을 통한 의료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영국, 핀란드, 일본, 이스라엘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학생들의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소프트웨어가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컴퓨터 작동법이 아닌 컴퓨터가 처리하는 방식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를 절차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은 기존 지식의 단순한 암기나 지식?기술 위주의 과외 수업 등을 통해서는 기르기 어려우며,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동료 친구들과의 소통과 협력하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요즘 소프트웨어 교육을 소개하면서 코딩(coding)교육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로서 프로그래밍(programming) 교육이라는 의미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인재 육성에 대비하여 실생활의 문제를 컴퓨팅 사고를 활용해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며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융합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데 있다.

초등학교는 내년부터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이 5~6학년 때 실과 과목에 17시간 이상, 중학교는 올해부터 필수교과로 정보과목 34시간 이상 실시되며, 고등학교도 올해부터 심화선택 과목에서 일반선택 과목으로 변경되어 텍스트 기반의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배우게 된다. 특히, 2018년부터는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으로도 대학을 입학 제도 마련으로 정보과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저학년부터 시작하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컴퓨터 기술에 대한 흥미가 더 떨어질 것이라 오해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단순히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컴퓨터 언어를 배우는 것으로만 알고 컴퓨터 공학자나 프로그래머를 양산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걱정을 하는 학부모들도 있으나, 소프트웨어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알파벳으로 구성된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고 명령코드를 키보드로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최근에는 블록 모양의 명령문을 마우스로 이동하여 조립하는 방식과 컴퓨터 없이 작은 로봇이나 전자기기를 이용하여 재미있는 창작물을 만드는 다양한 교수 학습 방법들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다. 예컨데, 스크래치, 앤트리, 앱인벤터 프로그램은 블록 맞추기나 퍼즐 같은 게임방식으로 쉽게 코딩을 접할 수 있으나, C언어, JAVA, 파이썬 같은 프로그램은 미래에 컴퓨터 관련 전문가가 될 경우 실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프로그램으로써 초·중등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과는 구분이 되며, 장차 4차 산업혁명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방법을 암기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컴퓨터의 사고 절차를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우리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학교 정규 교과 과정을 성실하게 이수한다면 방과후 코딩수업 및 사설 코딩수업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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