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순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과

지난 주말 베란다에 종류별로 분류해서 모아뒀던 쓰레기들을 동네 재활용품도움센터에 갖다 놓고 오면서 내 주변 환경이 살기에 참 편해지고 깨끗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쓰레기 처리에 대한 나의 기억은 참 많다. 그 만큼 내가 기억하는 40여년의 기간 동안 쓰레기 정책이 참 많이 바뀌었다.

맨 처음 기억은 음식물쓰레기는 집에서 키우는 돼지 먹이로, 그 외 발생되는 쓰레기는 일부 소각도 했다. 하지만 해안변이나 사람이 잘 안 다니는 후미진 곳에 갖다 버리는 탓에 마을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를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쓰레기 수거차량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을 울리면서 오면 주민들이 쓰레기를 가지고 나가서 차에 실었다.

그 다음 기억은 오후에 쓰레기를 일정장소에 모아두면 쓰레기 수거차량이 수거해갔다. 이 때 주요도로변에 쓰레기를 내놓게 하면서 쓰레기 배출시간에만 배출해야 되는 불편과 저녁 때만 되면 시내가 지저분해졌던 기억이 난다. 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를 위해 클린하우스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 역시 늘어나는 인구와 관광객들이 무차별적으로 버리는 쓰레기로 눈을 찌푸리게 하였다. 

내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도 클린하우스가 있다. 처음 설치될 때 이것도 님비시설이라고 반대했다. 또 쌓여가는 쓰레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속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일부터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시행되고, 1년 동안 불편사항을 반영해 제도가 개선됐다. 특히 인근에 깨끗하고 관리가 잘되는 재활용도움센터가 개소되면서 편리하게 쓰레기를 갖다 놓을 수 있게 돼 주말에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직장맘의 불편을 해소해 줬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배출하는 생활쓰레기는 무려 55t에 이른다. 제주 역시 경제규모의 확대와 인구유입 증가 등으로 폐기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으로 앞으로 재활용품의 분리 배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잘 분리된 쓰레기는 에너지원이 될 수도 되고 활용방안에 따라 폐품이 소중한 보물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주민은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해 배출하고, 행정은 엄격히 관리하고 개선해 나가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출제도가 정착되고 지속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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