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특별자치도·(사)제주감귤연합회·제주농협 공동기획
제주감귤산업 체질을 바꾸자=1. 고품질로 대학나무 명성 되찾자

소비자 비싸더라도 '맛' 선호 구매 패턴 맞춰 감귤 품질 높여야
다양한 생산·유통혁신안 정책 추진 농가실천 등 인식개선도 요구

제주특별자치도는 2015년부터 '감귤혁신 5개년 추진 계획' 등을 통해 제주감귤산업의 기존관행을 바꾸고 의식·품질·유통혁신을 통한 경쟁력·자생력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도내 감귤농가와 제주농협 역시 감귤 품질 고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감귤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농협이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물론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있어야 한다. 제민일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제주감귤연합회,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함께 '제주감귤산업 체질을 바꾸자' 기획연재 및 감귤농가 의식조사를 실시한다.

△고품질로 생산량 줄어도 조수입 증가
2017년산 제주감귤산업의 조수입이 9400억원을 넘으며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감귤출하연합회가 2017년산 감귤 유통 처리 결과를 추계한 결과, 감귤 조수입이 9458억원으로 2016년산 9114억원보다 3.8%(344억)가 증가했다.

생산량은 57만6722t으로 전년 59만9642t에 비해 2만2920t(3.8%) 감소했지만 1㎏당 가격이 1640원으로 전년산(1520원) 대비 늘어나며 2년 연속 9000억대를 유지했다.

품종별로는 노지감귤이 44만254t으로 전체 조수입의 56.8%인 5371억원(㎏당 1220원)을 기록했다. 이어 만감류가 7만8819t·2506억원(26.5%, ㎏당 3180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조수입을 올렸다.

하우스 감귤 조수입은 2만2637t·808억원(8.5%, ㎏당 3568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감류 가운데 한라봉이 4만4311t·1229억원(19.0%,㎏당 2773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레드향은 8067t·407억원(4.3%, ㎏당 5051원), 황금향 3600t·99억원(1.0%, ㎏당 5051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이처럼 제주감귤 조수입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는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 품질이 높아지면서 소비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노지감귤은 생육기간 일조량 증가 등으로 당도가 높아졌고(당산비 11.7%), 중소과 거래비중(48.2%)이 커지면서 가격이 평년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크기에서 당도로 품질 기준을 바꾸면서 111억원 상당의 조수입이 추가됐고, 소포장 출하 확대 등 소비자 기준 유통시스템 개선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만감류는 품종마다 희비가 컸다. 생산의 56%를 차지하는 한라봉은 상품성이 떨어진데 반해 일부 농가의 조기출하로 가격이 무너지며 조수입이 1229억원으로 전년산(1282억원)보다 떨어졌다.

천혜향도 품질 하락으로 ㎏당 가격이 3929원으로 전년산 4151원에 미치지 못했다.

△소비자 선택은 가격 아닌 '맛'
우리나라 국민들의 감귤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존에 대량 생산해서 판매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경우 제주감귤산업은 위기에 치달을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감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지난 2007년 16㎏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4년 14.2㎏, 2015년 13.1㎏, 2016년 12.4㎏로 줄었다. 올해 전망치도 12.1㎏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2022년 11.7㎏, 2027년 11.4㎏ 등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앞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량도 감소, 결국 전체 판매량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결국 판매량 감소에 따른 감귤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상품 생산'으로 가격을 높이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소비자들도 제주감귤 구매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맛, 즉 품질로 조사됐다. 

농업관측본부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 감귤 구입 시 주요 고려사항(중복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맛(당산비)이 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크기(18.4%)이며, 외관(13.6%), 품질인증(11.6%), 브랜드(2.9%), 포장상태(1.4%) 등의 순으로 대부분 품질과 관련 것이다. 

반면 가격은 16.1%에 불과해 더 이상 소비자들은 맛은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싸면 구매했던 시대는 이미 지나고 있다.

△고품질 생산 선택 아닌 필수
고품질 감귤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농가 소득도 정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귀포시가 올해 2월 감귤 농업인 71명과 유통인 125명 등 업계 종사자 196명을 대상으로 2017년산 감귤부터 적용한 당도위주(10브릭스 이상 소과, 대과)의 감귤 출하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는 68%의 농가와 유통인들은 모두 소득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농업관측본부 조사 결과에서도 감귤 소비 촉진을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될 사항은 맛(당산비)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격 대비 만족도(21%), 품종 다양성(19%), 건강 기능성(11%), 섭취 용이성(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의 구매 의향 및 지불 의향 조사에서는 일반 감귤에 비해 가격은 비싸더라도 당도가 높은 토양피복재배(타이벡 재배) 감귤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85.4%에 달했다. 지불 의향 금액은 ㎏당 2000~4000원이 46.4%로 가장 많았다.

결국 제주감귤은 '얼마나 파느냐'가 아닌 '어떻게 파느냐'가 중요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에는 반드시 고품질 감귤을 생산이 전제되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의 패턴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감귤품질을 높이려는 농가의 노력이 요구된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고품질 생산을 위한 방법으로 △간벌과 과원 구조개선 등의 실천을 통한 재배환경 개선 △다공질필름 피복 △완숙과 수확 △토양관리 △결실관리 △병해충 방제 등을 제안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농업기술원, 제주농협, 감귤생산자단체들은 농가들을 대상으로 고품질 생산 농법 도입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농가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교육·훈련을 시켜야 한다. 

농가들도 고품질 생산농법으로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도와 농협, 생산자단체는 참여 농가에게는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감귤원의 지형적 문제나 농가의 고령화 등으로 고품질 생산이 힘들 경우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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