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정치부 차장

아시안게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인들의 우호를 증진하고 끔찍한 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세계평화를 목적으로 일본, 중국, 필리핀 등이 참여하는 당시 극동선수권대회와 서아시아 지역의 여러 대회를 하나로 통합해 창설했다. 아시안게임 초기에 한국을 비록한 필리핀, 미얀마, 인도, 중국, 스리랑카 등 6개국이 대회 개최에 합의했고, 이후 몇몇 나라가 참가의사를 보여 공식적인 아시안게임이 만들어졌다.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회원국 사이의 정치적 대립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980년대 들어 대회 규모는 확대돼 대회 발전을 위한 상설기구로 아시아 올림픽평의회가 창설됐고,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로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들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면서 대회 위상은 더 높아졌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다.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의 국민들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바로 '병역특례'(예술-체육요원 복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에게는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대한민국에서 병역은 매우 민감한 문제인데, 합법적으로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에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운동선수 입장에서는 간절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야구 대표팀이 유독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비난과 함께 특정선수에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야구 팬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를 선발한데 따른 것이다. 감독에 권한이 있는 선수 선발에 앞서 아시안게임을 병역특례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선수가 더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 탓에 선수들의 흘린 땀이 희석될까 걱정된다.

이처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운동특기자들의 병역 특혜를 두고 다시 논란이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오래된 화두인 '병역'이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용어 자체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방안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운동특기자에 대한 국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만한 병역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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