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논설위원

최근의 사회현상 중 대표적인 것은 인구 고령화, 경기 침체 및 저성장, 다극화 및 개인화, 초연결사회의 대두를 꼽는다. 이 중에서 초연결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이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등을 기반으로 구현되며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스마트 관광, 스마트 컨슈머로서의 성향을 나타낸다. 관광 관련 가격·만족도 비교는 물론이고 친절도를 포함한 상세한 정보까지 관광객에게 제공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회활동 대상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사회 변화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가 점차 이질화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관광객들의 다양한 니즈와 호기심으로 모바일 쇼핑을 통해 수많은 대체 관광지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관광지나 관련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니즈에 대응하면서 타 업체와 경쟁도 이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기와 상황에서 필자는 '서비스'이라는 단어를 해법의 1순위로 제시하고자 한다. 관광에 의존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관광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인적 서비스를 1순위로 꼽는 사례도 많다.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란

앞서 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빅데이터 기술로 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 리츠 칼튼의 딱딱한 베개에 대한 사례가 좋은 예이다. 손님이 딱딱한 베개가 아니면 잠을 못자는 성향이 있어 배게 교체를 요구했을 때 이 손님에 대한 데이터에 딱딱한 베개가 입력되고 향후 이 손님은 전 세계 리츠 칼튼 호텔 이용 시 더 이상 배게 교체를 하는 수고스러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매뉴얼에 따른 표준화된 서비스를 기초로 하되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세심하게 배려해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맞춤형 서비스, 일회성 거래라 생각하지 않고 서비스가 잊혀질 때까지 변함없이 관계가 계속된다는 철학에 근거를 둔 부분이다. 이 호텔은 고객을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알아봐주고 그 고객의 기호에 따라서, 요구해서가 아니라 미리 다 맞춤으로, 그리하여 귀빈 대접을 해주는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전 세계 객실이 5만개라면 각기 다른 5만개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버투어리즘에 직면한 제주에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만족지수는 얼마나 될까. 관광전문가들은 친절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는 관광은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제주 관광의 친절도 및 서비스 부문에서 식당과 음식 분야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친절도 분야의 개선까지 언급됐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고객의 부탁을 받아 하는 서비스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이라도 친절한 말 한마디와 미소, 밑반찬을 알아서 더 챙겨 주는 서비스 등을 실천하여 제주의 미래가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친절과 서비스의 가치

몇 해 전 제주 방문 외국인 단체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재방문 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한 자료를 살펴보면  '여행 서비스 및 인적 서비스'를 중요한 항목으로 삼고 있었다. 여행의 본질적인 서비스인 여행비용, 전세버스 만족도, 관광정보안내와 쇼핑만족도 등과 더불어 인적 서비스인 가이드 서비스, 관광종사원, 지역 주민의 친절 및 의사소통에 대한 만족도가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을 높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서비스는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을 더 기분 좋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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