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학생 5.36%·고등학생 11.88% '위험'
온라인 도박 대부분…홍보에 무방비 노출 탓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진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지속 나타나고 있어 도박문제 예방 교육 강화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주센터(이하 제주센터)가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내 중학교 4곳·671명, 고등학교 5곳·328명 등 총 9곳·999명을 대상으로 예방교육 및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10% 수준의 학생들이 도박 위험·문제군으로 나타났다.

위험군은 도박 경험이 있는 경미한 수준, 문제군은 반복적인 도박 경험이 있는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학년별로 보면, 중학교는 5.36%(위험군 4.91%·문제군 0.45%), 고등학교는 11.88%(위험군 7.31%, 문제군 4.57%)의 학생들이 도박 중독 증상을 보였다.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서도 제주지역은 10.8%(위험군 7.1%, 문제군 3.7%)의 학생들이 도박문제를 겪었다. 이는 전국 평균 5.1%(위험군 4.0%, 문제군 1.1%)의 2배를 넘은 수치다.

이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도박은 스포츠 토토와 사다리게임, 달팽이 게임, 로하이 게임, 카지노류, 소설그래프 등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온라인 도박이 보편화돼 도박과 게임 간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청소년들이 도박을 '재미'로 여긴다는 데 있다.

게다가 온라인 도박은 성인인증 절차가 없으며 가상화폐로 가입제한이 없어 청소년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접근도 쉽게 변화하고 있다.

도박의 유해성을 인지하기 전에 도박을 쉽게 접해 중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한 청소년은 제주센터에서 도박문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용돈을 모두 도박에 사용하다가 부모님 휴대폰, 지갑의 돈을 쓰거나 친구들에게 돈을 뺏어 도박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청소년은 스포츠 베팅과 홀짝게임 도박으로 1000여만원을 잃었다.

제주센터는 11일 오후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도박문제 인식주간을 맞아 '제주청소년 행복 드림(Dream) 콘서트'를 여는 등 도박문제 예방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센터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 스스로가 도박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점"이라며 "올해 예방교육강사 24명을 육성하고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인식 개선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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