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농산물 등 가격 상승…장바구니 부담 가중
도민·관광객 북적…"정은 전통시장의 매력"

"경기는 바닥을 기고 물가는 올라 힘들지만 추석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추석 명절(24일)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1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좋은 물건을 고르기 위해 분주하게 발품을 파는 도민들과 관광객,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상인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추석 분위기가 넘쳐났다.

제수용품 장만을 위해 시장을 찾은 김성용씨(69·제주시 용담1동)는 "아직 추석까지는 시간이 있어 오늘은 차례상에 올릴 생선과 제기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며 "모처럼 손주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장을 보는 게 즐겁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민철씨(55·제주시 조천읍)는 "함덕전통시장이 1일과 6일 열리지만 없는 물품이 많아 제주시까지 찾았다"며 "경기 침체 등으로 모두가 어려운데 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이라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여름 폭염과 태풍 등으로 인해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가족과 친지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은 상품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노형동에 거주하는 김소정씨(42·여)는 "애호박이 하나에 3000원이나 하고 지난 장에 3개 2000원이던 당근이 1개에 1000원으로 올라 장보기가 겁이 난다"며 "가족들과 함께 나눌 음식 재료인 만큼 조금 비싸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절마다 전통시장에 와서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대형마트보다 조금 번거롭지만 가격이 싸고 덤이나 에누리 등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과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전통시장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고은영씨(39·여)는 "이달  채소 가격이 오른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인 상황이다. 가격이 적당한 선에 형성돼야 소비자도 좋고, 파는 입장에서도 이윤이 남는데 비싼 가격 때문에 난처하다"며 "그래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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