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제주퀴어문화축제 관계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29일 제주퀴어문화축제 개최…인근 반대 단체 축제 열려

퀴어 거리행진서 바닥에 드러눕거나 차량 막아서며 '마찰'

제주 성 소수자 축제와 반대단체의 맞불집회가 29일 우려 속에 열린 가운데 결국 마찰을 피하지 못하고 마무리 됐다.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축제조직위)는 이날 오후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탐라는 퀴어'를 진행했다.

축제조직위는 환영인사를 통해 "이번 축제는 반인권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한 축제이자 우리가 살아 있음을 축하하고자 하는 축제"라며 "자긍심 넘치는 퀴어 축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축제에는 서울,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 소수자 단체와 진보 시민단체, 진보 정당 관계자 등에서 참석해 행사에 참여했다.

비슷한 시각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보수 시민단체 등 축제 반대 측은 퀴어축제장에서 직선으로 약 800여m 떨어진 제주시청 광장에 모여 제1회 평화의 섬 제주 제주생명사랑축제를 열었다. 주제는 '청정섬 제주를 동성애로부터 보호하는 도민 축제'로 퀴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축제 반대 측은 "청정섬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땅에서 퀴어 행사가 열리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시대를 역행하는 퇴폐적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오후 퀴어축제 반대 측 관계자들이 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을 막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 드러누웠다.

충돌은 퀴어축제 관계자들이 거리행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축제 반대 관계자들이 거리행진 시작점인 신산공원 입구를 막아서면서 퀴어축제 관계자들과의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행진도 애초 4시30분 출발에서 오후 5시께로 미뤄졌다.

대치상황을 피해 겨우 행진이 시작됐지만 축제 반대 측이 아스팔트 바닥에 드러눕거나 차량을 막아서면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7개 중대 500여명을 배치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신산공원 일대와 고산동산 사거리까지 1개 차로를 전면 통제했지만, 마찰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번 제주축제에서는 체포 및 연행 등은 없었다.

지난 8일 인천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서 퀴어축제 개최를 놓고 반대 측과의 몸싸움이 발생,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5명, 공무집행 방해 2명, 교통방해 1명 등 8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퀴어축제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반대측 3명을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소진 기자

29일 오후 퀴어축제 반대 측 관계자들이 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을 막기 위해 제주시 신산공원 입구를 막고 있다.
29일 오후 제주퀴어문화축제 관계자들이 제주시 신산공원 입구에서 거리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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