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들이 5조원대 '쩐의 전쟁'에 돌입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도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12월31일자로 만료됨에 따라 3년간 도금고 업무를 수행할 금고 지정을 위해 28일 제주도보와 홈페이지에 도금고 지정 신청을 공고를 한 것이다. 도금고는 일반경쟁을 통해 지정하며, 이번에 지정되는 금고은행은 2019년 1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3년간 도금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재 도금고는 2015년 일반경쟁을 통해 일반회계금고는 농협은행이, 특별회계 및 기금금고는 제주은행이 맡고 있다. 일반회계는 4조1832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74.2%, 특별회계 및 기금은 1조4617억원으로 25.8%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농협은행이 승리했다.

그동안 도 금고 지정은 농협은행과 제주은행이 두 기관이 경쟁했다. 제주은행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6년간 1순위로 선정돼 일반회계를 운용했다. 농협은행은 2003년부터 일반회계를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수행하고 있다. 

농협은 각 지역 단위농협을 포함해 지역주민 편의시설과 도민채용 등 지역사회 기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15년간 1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제주를 대표하는 지역은행으로 도민사회에 기여도가 농협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도금고 일반회계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1금고 지정 금융기관으로 우리은행을 선택했었지만 내년도부터는 신한은행으로 변경했다. 서울시는 신한은행이 환원사업계획이 우리은행보다 앞섰다고 판단해 도금고 1순위 지정은행을 변경했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도 역시 그동안 관행을 깨고 농협은행과 제주은행에 대해 백지상태서 면밀히 심사해야 한다. 금고운영능력은 물론 제주사회 얼마나 환원하고 기여하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주도 금고 지정을 노리는 은행들도 공고기간에만 홍보와 지역기여사업에 열중하지 말고, 평소에도 한결같이 공익사업에 나서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심사를 통해 도민사회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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