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4·3유족회·70주년 기념사업위 결의문 낭독

"정부와 국회는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라"

제주4·3 생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은 9일 오전 10시 제주시 관덕정에서 열린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대행 오임종)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공동집행위원장 강정효·강호진)가 주최한 결의대회에서 이같이 외쳤다.

이날 유족회와 기념위는 결의문을 통해 "4·3이 발발한 지 벌써 70년이 지났지만 그 아픈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며 "4·3특별법이 제정되고 4·3진상조사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 사과 등 일부 전진이 있었지만 4·3의 완전한 진실규명과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오영훈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4·3특별법 개정안은 군사재판 무효화를 비롯해 4·3희생자 배·보상 문제, 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법적 과제들이 포함됐다"며 "국회는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 심의·처리하고 문재인 정부는 4·3특별법 처리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회와 기념위는 결의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9시에는 제주시청 앞에서 관덕정까지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휠체어를 탄 4·3 휴유장애인협회 회원들이 선두로 나선 시가행진에는 '4·3특별법 개정은 역사의 외침이다' '국회는 4·3특별법 즉각 개정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1000여명의 4·3 생존희생자와 유가족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오후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1600여명이 제주대 아라캠퍼스 체육관에 모여 제8회 제주4·3유족 한마음대회를 열고 화합을 다졌다.

오임종 4·3유족회 회장대행은 "아무 죄 없이 형무소에 끌려가 생사확인도 하지 못하는 4·3희생자가 3000여명에 이르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은 더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4·3위령제에서 '제주에 봄이 오고있다"고 말했지만 특별법 개정과 배·보상이 우선 해결될 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