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편집부장

아침에 깨자마자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시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고 혼밥을 먹는다. 가끔 혼술도 한다. 반려동물과 놀거나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속 나홀로 연예인들의 일상이다. 연예인들의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과시하기도 하고 때론 자취생의 일상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1인가구가 새로운 가족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반가구 중 국내 1인가구는 27.2%(562만 가구)로 가장 흔한 살림살이 형태가 됐다. 2인 가구는 26.7%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는 지난 2000년 222만 가구에서 17년만에 무려 2.5배나 증가헸다. 1인가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젊은층의 결혼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는데다 이혼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것도 영향을 끼친다. 1인가구는 앞으로도 증가해 통계청은 오는 2025년에는 3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1인가구 증가는 경제 환경을 변화시켰다. 부양가족이 없는 1인가구는 다인가구 보다 높은 소비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소비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크기와 가격을 줄인 가전·가구 제품이 인기를 끌고 대형마트에서는 소포장 과일·채소를 내놓는다. 식품업계는 간편조리식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사회 인식의 변화와 생활 환경의 변화도 1인가구의 증가를 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1인가구가 모두 화려한 싱글은 아니라는 것이다. 1인가구는 연령별, 성별로 소득이나 생활의 질에서 많은 격차가 있다. 30대 일부 고소득자들은 자유로운 싱글 생활을 즐기지만 노인 1인가구의 경우 빈곤과 외로움 등에 노출돼 있다. 또 중·장년(45~64세) 1인가구는 고독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역시 1인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특히 미혼 1인가구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더 필요한 것은 정책의 변화다. 사회안전망 같은 세대, 계층에 맞는 1인가구 정책에 대한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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