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자비정사·논설위원

오늘은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요, 위대한 나라다. 2차 대전 이후 나라를 꾸린 신생 독립 국가들이 120여 나라에 이르지만 그들 중에 대한민국처럼 산업화, 민주화 정보사회에 이르기까지 한꺼번에 도달한 나라는 불과 두 세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3가지 목표를 이룬 나라들 중에서도 대한민국이 단연 으뜸이다. 여러 해 전 이 나라의 정치가 중에 대한민국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는 말을 한 이도 있었지만 그런 정신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정치가로 있어서는 나라에 재난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이 달성해야 할 목표와 비전이 두 가지가 남아 있다. 선진한국을 이루는 일과 통일한국을 성취하는 일이다. 선진한국의 달성과 통일한국의 성취 이 두 가지 목표야말로 모두가 한 마음으로 꿈을 꾸고 헌신하고 성취해야 할 목표다. 

독일이 통일된 이후에 유럽에 살고 있는 한국인 학자인 박성규 박사에게서 독일이 통일을 성취할 수 있게 된 이유 세 가지를 들었다. 이 세 가지가 우리 한반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질 것이라 생각되기에 소개한다. 

첫째는 미국의 도움이다. 독일의 경우 미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 서독 수상 헬무트 콜이 미국을 수시로 찾아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 도와주기를 간청했다. 독일 통일에 대해서는 영국도 프랑스도 러시아도 반가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영국 수상의 경우 러시아를 찾아가 전쟁을 해서라도 독일 통일은 막아야 한다고까지 설득하려 했다. 이 점은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이웃 나라 중국이나 일본이 우리의 통일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6·25 전쟁 때엔 통일이 되는 직전에 중공군투입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적극 방해했다. 지금도 무슨 소리를 해도 중국은 북한 편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은 한반도에 강력한 통일한국이 등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니 통일한국을 이루기 위해 지원을 받을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친미(親美)하는 것이 아니다. 용미(用美)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 중에는 통일 이후에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엉뚱한 말을 하는 인사들이 간혹 있다. 그야말로 정신 나간 소리다. 통일 이후에 일본과 중국 사이에 균형을 잡아 주며 동북아의 균형을 지켜주기 위해 통일 이후에도 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 

둘째는 서독의 탄탄한 경제력이다. 서독 경제의 탄탄함이 통일을 가능하게 했고 통일 이후에 빠져들기 쉬운 혼란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서독만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통일을 못할 만큼 어려운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지금 현 상태로도 통일한국 시대를 능히 감당할 수 있다. 남한의 자본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합해질 때에 얻어지는 이점은 엄청날 것이다. 그럴 경우 상품의 질이나 가격 면에서 중국 제조(Made in China)를 넘어설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의 투자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는 통일한국시대에 통일한국의 경제는 단기간에 세계 5위의 경제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셋째는 통일에 대한 한 정파를 초월해 모두가 한마음이 될 수 있었던 국민적 합의다. 우리의 문제는 통일에 대한 국민적 일체감이다. 이 점이 서독에 비해 우리가 취약하다. 우리 사회는 좌우 진보 보수 간의 대립이 지나치게 격화되어 있는 정황이다. 이로 인한 국력의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도 어떻게 하면 통일문제 만큼은 독일같이 일치된 국론(國論)을 이룰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통일문제만큼은 좌우 관민 세대 모두가 한마음이 될 수 있을까. 이 점이 통일한국시대를 열어나감에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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