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 서귀포시 도시계획팀장

천고마비의 계절 10월이다. 설악산에서 물들기 시작한 단풍 빛깔이 이제 곧 한라산에 다다를 모양이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는다는 것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서귀포시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지난 2월부터 공직문화 혁신과제를 발굴해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전 직원 투표 및 평가 등을 통해 도시과에서 제안한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며'가 최우수 과제로 선정됐다. 말 그대로 사무실에서는 항상 꽃향기가 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늑한 사무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과제는 상명하복식이 딱딱한 공직문화와 단조로운 사무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의 자유토론을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사무실은 어쩌면 자기 집보다도 오래 머무는 공간이지만 경직된 분위기나 환경은 사무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이 되고 업무능률을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오피스 형태의 사무공간에서 탈피하여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개인 책상 위에 한 뼘 정원을 만들고 화초를 키우면서 소소한 힐링은 물론 사무실 공기정화, 전자파 차단 등 심신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전 직원이 매달 독서통신 교육에 참가해 독후감 쓰기 등을 통한 정서함양 및 업무능력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수강시 받은 책들을 돌려서 보거나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동안 혼잡했던 사무실 구조를 토지 관련 허가와 광고물 허가 민원대로 따로 배치해 민원 편의 및 사생활 보호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서류 보관용 캐비닛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대형 회의 테이블은 간결한 티 테이블로 교체하여 좀 더 아득함이 느껴지도록 했다. 

어쩌면 너무 사소한 것들이지만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일 때문에 사무실을 찾는 시민들에게 조금 더 다가서려는 것이다. 여기에 친절함과 정성이 더해지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사무공간 혁신 프로젝트는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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