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

의경 단계적 폐지따라 올해 마지막…내년초 해체
지역축제, 복지시설 등에 봉사 "마지막까지 최선"

"마지막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제주도민께 즐거움을 선사하겠습니다"

32년간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으로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아 온 제주경찰악대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의경 단계적 폐지 방침에 따라 올해 활동을 끝으로 해체되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주경찰악대(악대장 강봉석 경위)는 지난 1986년 10월 11인조의 '제주경찰 정훈단(政訓團)'으로 탄생했다.

2009년 전·의경 감축 계획에 따라 1차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경찰악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2012년 10월 다시 부활했다.

하지만 올해 정부의 의경 단계적 폐지 방침에 따라 경찰악대 의경 선발이 중단돼 자연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당초 경찰악대장 등 경찰관 3명, 의경 30명 등이 활동했지만 현재는 의경 18명만 남은 상태다.

경찰악대는 2012년 재창단한 이후 6년간 670회 공연을 전개하며 '도민의 악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해체됨에 따라 지역사회의 아쉬움은 커져가고 있다.

경찰악대는 지역축제, 마을행사를 비롯해 복지시설, 학교, 마을회관 등 민·경 친선을 도모했으며, 공익을 위한 장소는 주말·휴일 없이 악기를 챙겨들고 달려갔다.

경찰악대를 초청하려면 3개월 전에 사전 접수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같은 도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찰악대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 없는 연습을 통해 윈드 오케스트라, 금관 5중주뿐만 아니라 대중가요, 뮤지컬, 마술 등 다양한 공연을 가능케 했다.

또 상대적으로 문화·공연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 직접 찾아가 공연을 전개하며 '문화예술의 섬' 확장에도 기여했다. 

특히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8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청소년 오케스트라 음악교실'을 운영하며 재능기부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관악 뮤지션들이 참가하는 제주국제관악제의 무대에 오르는 등 공연의 대중성과 예술성, 우수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제주경찰악대는 해체를 앞두고 있지만 남은 기간 아쉬움 없이 도민을 만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경찰악대장인 강봉석 경위는 "조만간 도민과 함께 하는 고별 공연을 마련해 그간 도민들이 보내 준 사랑과 성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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