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현 한마음병원 2소아청소년과 과장

10월 24일은 공식적인 세계 소아마비의 날이다. 이 날은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스 에드워드 소크 박사의 업적을 기념해 2014년부터 매년 10월 24일을 세계 소아마비의 날로 지정됐다. 세계보건기구가 1998년부터 소아마비 퇴치운동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아마비가 사라졌으나 퇴치되기 전까지는 모든 아동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소아마비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소아마비는 피코르나 바이러스과에 속하는 폴리오바이러스가 뇌 또는 척수신경에 침입해 신경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뇌성 소아마비일 때는 사지마비와 지능장애, 시력이나 청력의 장애 등이 동반된다. 척수성 소아마비의 경우 운동이나 근육 기능 장애, 사지마비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 소아마비를 앓은 흔적이 발견됐으며 벽화에 묘사된 부조에서도 소아마비 환자의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소아마비의 역사는 오래됐다. 20세기 중반까지 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제대로 분리해 내지 못한 까닭에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도 이 병에 걸려 다리를 절게 하는 후유증으로 고생을 했을 정도로 만연한 질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에서 새로운 소아마비 환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이는 주위환경의 위생상태 향상과 함께 예방백신의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예방백신이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선 후로 사람의 혈액형 분류법을 고안해 193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된 란트스타이너(Karl Landsteiner), 의학교육개혁을 주도한 의학자 플렉스너(Simon Flexner), 그리고 최초의 바이러스 배양법으로 195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엔더스(John Franklin Enders), 웰러(Thomas Huckle Weller), 로빈스(Frederik Chapman Robbins)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마침내 1952년 3월 26일 미국의 조너스 에드워드 소크(JonasEdward Salk)가 소크 백신이라 하는 최초로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했다.

소크는 이 백신을 자신에게 처음 사용했으며 소크 백신은 부작용이 없는 아주 효과가 좋은 백신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세이빈(Albert Bruce Sabin)은 소크와 별도로 1955년에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했다. 이 백신은 주사가 아닌 경구용 백신으로 제조돼 투여하기가 용이하고, 소크 백신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함이 인정돼 1957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소크 백신보다 널리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대까지는 매년 약 2000명 정도의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으나 1962년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 환자수가 연간 약 200명 정도로 감소됐다. 그 후에도 꾸준히 감소해 1983년 5명의 환자가 보고된 이래 아직까지 야생 폴리오바이러스에 의한 소아마비 환자 보고는 없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00년 10월 29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지역 37개국이 토착 폴리오 전염이 없는 지역이라는 폴리오 박멸을 선언했으며 이러한 지역에는 경구용 약독화  생백신 사용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는 주사용 개량 불활성화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폴리오 퇴치유지 및 박멸을 위해 급성 이완성 마비 감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훌륭한 선인들이 소아마비에 대해 그러했듯이 현 세대 여러분의 노력으로 우리 주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여러 질환들에 대한 훌륭한 예방방법이 발견되고 이들이 박멸되어 인류의 고통이 줄어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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