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세계섬학회가 주최한 제2회 제주4·3 국제컨퍼런스가 29일과 30일 이틀간 제주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번 개최되고 있는 국제컨퍼런스는 ‘제주4·3과 세계평화-21세기 세계평화를 위한 제주의 역할’을 주제로 ‘제주’와 ‘4·3’을 비롯해 ‘세계인권’에 대해 세계 각국 참가자들의 시각을 비교해보는 자리가 됐다.

첫째날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은 국민의 인권을 묵인하는 잘못된 ‘인권’정책은 이제 배제돼야 하며 평화의 출발점인 ‘제주’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요한 갈퉁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교수=평화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상황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제주4·3은 남부해안에서 일어난 자유에 대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제주대학교에 평화연구소가 설치, 이를 발판으로 평화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듯이 북한에도 평화연구소가 설치되기를 바란다.

△후버투스 본 모르 주한 독일대사=수개월 전에 발생한 미국의 9·11테러는 전세계 인권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서로 다른 문화간에는 ‘대화’가 필요하다.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테러를 자행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독일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인권정책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개개인과 연관된 ‘인권’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서는 시민단체(NGO)들의 역할이 관철돼야 한다.

△존버그 미국 서폭대학교 교수=미국 내의 인권은 인기있는 단어이지만 ‘누리는 자’와 ‘누리지 못하는 자’로 확연히 분리돼 있을 정도로 아이러니한 개념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9·11테러 이후 시민권을 갖고 있지 않은 자들은 국제법규상 보호받을 수 있음에도 미 헌법에서는 보호받을 수 없도록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 사형제도·수형 장소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을 비판한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가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많은 나라로 퍼져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조지카치아피카스 미국 뉴폴리티칼 사이언스 편집위원=반란은 인간의 자유가 노예의 역할로 대치될 때 발생한다. 즉 반란은 자유를 위한 자체적인 몸부림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광주사태와 제주4·3은 제3자의 개입을 자체적으로 막아낸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데서 같은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제주4·3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명령이 하달된 것, 광주사태는 자체적으로 반란군과 정부의 열망이 확산된 것, 즉 구좌파와·신좌파로 나뉘어 얘기할 수 있다.

특히 제주4·3은 미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에 부담스러운 최대 비극 중 하나다.

△송재호 제주대 교수=‘4·3’과 ‘공원’은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지만 4·3평화공원의 조성은 전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4·3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민중기념공원은 민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공원 형태로 기록하는 공간, 기록된 역사를 통해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인권’을 깨우쳐주는 학습교육공간, 어린아이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식·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하지만 민중기념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진실의 기록공간·후손들의 재해석을 위한 여분·역사성 확보 등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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