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시중에 잘못 알려진 약재 정보도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이번에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알려진 두 약재에 대해 살펴본다.

복분자(覆盆子), 남성에게 좋다해 술로도 나오는 약재다. 분(盆)을 요강으로 번역해 '요강을 엎을(覆)정도로 소변이 나오게 하는 정력에 좋은 열매' 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분은 인체의 방광(膀胱)을 뜻하는 것이다. 엄밀히 어원을 풀자면 '새는 소변을 막아 오줌통(방광)으로 돌리는 열매'로 봄이 옳고, 실제 약효에도 부합한다.

복분자는 일반적으로 파는 산딸기와 달리 덜 익은 미성숙과실을 약으로 이용한다. 기운을 수렴하는 수삽(收澁)작용을 이용하는 약재이기 때문이다. 효능은 새는 정액과 소변을 치료하는 것이 주가 된다. 이른바 양기(陽氣)를 제대로 보하고 싶으면 복분자만으로는 힘들고, 토사자나 육종용 등의 배합이 필요하다. 체질로는 소양인(토체질)에 적합하며 일부 태양인(금체질)도 복용 가능하지만 몸에 열이 많거나 소변이 잘 안 나오는 사람은 복용을 금한다.

야관문(夜關門), 많이 알려져서 음료로 나올 정도로 유행인 약재다. 양기에 좋다며 술을 담궈 만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름으로 더 유명해진 약재라고 할 수 있다. '밤의 빗장을 열어주는 문'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야관문의 다른 이름에는 광문죽(光門竹), 천리광(千里光) 등의 광(光)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간(肝)의 음혈(陰血)을 보해 눈을 밝혀주는 약효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야관문은 야맹증에 특효인 약재다. 야관문의 의미도 밤눈을 열어주는 약초로 해석함이 약효와 부합한다.

야관문은 양기를 보하는 약이 아니다. 오히려 폐간신(肺肝腎)의 음혈을 보하는 약으로 거담작용이 탁월하고 점막재생에 좋아 개인적으로도 애용하는 약재이기도 하다. 야관문은 태양인(금체질)의 약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