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올해 가장 핫한 단어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 연일 나오는 이야기가 '일자리' 관련한 것들이다. 특히 자영업을 통해 창출되던 창업연관일자리와 자영업을 통해 창출되던 단기 일자리의 감소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을 꼽는 이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이런 의견은 찬반양론이 있는 민감한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미래기술 활용을 통해 우리 자영업이 가지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몇 가지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다른 나라에서의 자영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관련 노력에 대해서 확인해 보자.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레스토랑 체인 중 하나인 '디그인(Dig inn)'은 최근 '현금 없는(Cash Free) 식당'을 선언했다. 모든 고객은 음식 값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만 내야하며 현금은 아예 받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는 이 레스토랑 체인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휴대폰에 내려 받은 후 앱에서 주문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넣어 결제한 후, 매장에 가서는 주문한 음식을 곧바로 찾아서 먹거나 들고 나가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확산돼 가는 것은 계속 높아지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미국 외식 업체들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음식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로봇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운영 시스템까지 사람이 필요없는 쪽으로 급격히 진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시시피주 빌럭시에 있는 하드록호텔에는 칵테일 만드는 로봇을 '채용'해 이 호텔의 명물로 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햄버거 체인점 캘리버거는 햄버거 굽는 로봇 '플리피'를 설치했고, 커피를 내리는 로봇 바리스타, 피자를 굽는 로봇, 음식을 나르는 서빙 로봇 같은 자동화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을 하는 원인은 다름 아닌 인건비 문제다. 현재 뉴욕시 최저임금은 올해 들어 시간당 13달러(약 1만4500원)까지 올라 식당 주인들은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아우성이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경영이 어려울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인건비는 식당 및 마켓 사업으로 대변되는 자영업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은 세계적으로 같은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 비해서 자영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자영업의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더욱 절실한 형편이다. 자영업을 운영하는 이와 아르바이트로 대변되는 일자리를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의 산업기술력과 젊은이의 역량을 결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영세자영업에 활용되는 다양한 자동화기기나 정보통신기술(IT)도구를 개발하는 산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장치나 기술들을 국가에서 저렴하게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통하여 자영업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체적으로는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기기의 보급을 통하여 창출된 생산기업의 이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면 일자리는 증가할 것이다. 즉 생산기업이 해야 할 유지보수 관련 일들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것을 통해 기존의 아르바이트형 단순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는 일찍부터 정보통신기술 관련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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