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최근 극장가의 최대 화두는 '보헤미안 랩소디'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뮤지컬이나 음악영화는 참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박스오피스 1~2위에 오르며 흥행행진을 보이며, 300만명을 넘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출신 전설적인 밴드 '퀸'과 리드 싱어 프래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곳이다. 영화 제목 역시 퀸의 메가 히트곡의 제목과 같다.

이 밴드의 전성기는 1980년대와 90년대초로 '퀸' 세대로 불리는 40~50대 위주로 관객이 모아졌다. 하지만 최근 입소문과 SNS 등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10대와 20대의 젊은 세대들도 퀸과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전 국내 흥행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았다. 우선 퀸과 머큐리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비주류 음악에 속하는 '록'과 양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다뤘기 때문이다.

여기에 '창궐'과 '물괴' 등 우리나라 유명배우들이 대거출현하고 수백억원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영화과 함께 경쟁하면서 다른 음악영화처럼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결과는 정반대로 이어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성공한 이유중 하나는 파격이라 할 수 있다.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마블의 엑스맨 시리즈와 DC코믹스의 슈퍼맨 시리즈 등 주로 액션영화를 연출했다. 이 감독이 음악영화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대다수가 의아했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퀸의 콘서트 장면을 여느 액션영화보다 박진감 있게 연출하면서 물음표에서 '역시'라고 바꿨다.

지금까지 영화관에서는 정숙함을 지키는 것이 기본에티켓이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싱어롱 상영'을 했고. 이것이 흥행의 주역이 됐다. 한국특유의 '떼창'문화를 절묘하게 공략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동안 거부감을 가졌던 동성 또는 양성애자의 소재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와 의식의 변화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단순히 '추억팔이'식으로 제작됐다면 이같은 대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음악영화에 관심이 덜한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획기적인 연출과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제는 안정보다 파격이 더 큰 가치가 된 사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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