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가 흐르는 병문천 하수관(사진=연합뉴스).

도, 지난해까지 3456㎞ 정비…2035년까지 3조2686억원 투자 계획
오접 등으로 우수관 통해 오수 하천 유입…도, 내년 전수조사 방침

제주도가 우수·오수 분류식 하수관거 정비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일부 오수가 우수관 등을 거쳐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사업효과에 대한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는 1996년부터 2035년까지 3조2686억원을 투자해 도내 기존 우수·오수 합류식 하수관거를 분류식 하수관거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재정사업 1조3307억원,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3933억원 등 1조7240억원을 들여 3456㎞를 분류식 하수관거로 교체했다. 또 올해 928억원을 투입해 107㎞, 2035년까지 1조4158억원을 투자해 1945㎞(기존 합류식+신규 하수처리구역)를 정비해 도내 모든 하수관거를 분류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합류식 하수관거는 753㎞다.

분류식 하수관거는 가정에서 배출하는 인분 등(오수)은 오수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고, 빗물(우수)은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오수관으로 흘러야 할 오수가 우수관으로 유입되면서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병문천 인근 구역의 경우 분류식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완료됐지만 하수처리장까지 연결된 차집관로 관경(250㎜)이 관로에 연결된 오수관(300㎜)보다 작아 오수역류가 우려되고 있다. 또 이 구역 차집관로에 연결된 관경 400·600㎜의 기존 합류식 관거에는 우천시 일정량의 하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하천 등으로 방류하기 위한 장치인 '우수토실'이 설치돼 있어 비가 많이 내릴 경우 합류식 관거의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악취 등의 민원이 나오고 있다.

한천 구역의 경우는 우수관거에 오수관거를 연결(오접)함으로써 가정에서 배출하는 오수들이 정화과정 없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하수관거 오수·우수 분류 사업의 문제점은 21일 열린 제366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쟁점이 됐다. 의원들은 하수관거 정비 사업 추진에 맞춰 자집관로 관경 증설을 서두를 것을 주문하는 등 제주도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발생한 신화역사공원 오수역류 사태 때 봤듯이 굵은 관이 가는 관에 물려 있는 경우가 있는데 공사시기에 따라 예산과 기준이 다르다. 오래전부터 쌓여온 문제다"며 "곳곳에 오접이 있는데 공사과정에서 잘못된 경우도 있지만 일부 고의적으로 연결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내년에 전수조사를 할 계획으로, 예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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