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갔지만 스승의 유지는 남아있다. 제주 서단의 어른인 고 소암 현중화 선생의 후학들이 오는 8∼12일 제주 세종갤러리에서 제31회 제주소묵회전을 갖는다.

 지난 73년 창립된 제주소묵회(회장 김순택)는 서도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던 소암 선생의 삶처럼 도드라지진 않지만 꾸준하게 서법에 정진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소암 선생의 휘호인 ‘해인삼매(海印三昧)’‘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등도 전시된다.

 김 치(金緻) 선생 시 ‘등절정(登絶頂)’, 서화담 시 ‘영국(詠菊)’등의 작품이 선보이게 될 이번 전시회는 소암 선생의 서법을 추종하려는 후학들의 정진을 엿볼 수 있다.

 스승의 빈 자리에 대한 소회는 전시를 더해 갈수록 회원들의 가슴에 짙게 남아있다. 제주소묵회 김순택 회장은 이런 마음을 “배운 후에야 부족함을 안다. 세부족(勢不足)에 배울수록 어려워지는 습작 수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스승이 남긴 서도(書道)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스승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의=753-0077.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