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사고예방을 위한 고원식 횡단보도가 관리 주체가 달라 제각각 설치되고 있는데다 제때 정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권 기자

보행자 사고예방 목적 불구 설치·관리 제각각
현황파악 못해 정비 한계...파손 등 불편 잇따라

도내 보행자 사고예방을 위해 설치한 고원식 횡단보도가 행정의 관리 소홀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관리 주체가 다르다보니 제각각 설치되고 있는데다 현황파악도 제대로 못해 제때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 등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이나 과속, 보행자 교통사고가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있다.

고원식 횡단보도는 횡단보도를 도로보다 높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과속방지턱 효과를 낼 수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처럼 적색 미끄럼방지 포장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각 부서나 기관, 읍면동별로 설치가 이뤄지면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고원식 횡단보도의 경우 어린이보호구역은 자치경찰, 주요 도로는 제주시 건설과와 읍면동, 자전거도로는 제주시 도시재생과에서 설치, 관리하고 있다.

전수조사를 못하다보니 대략 1500여곳에 고원식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12일 제주시내 고원식 횡단보도를 확인한 결과, 남초등학교 앞과 서사로 등 일부 지역은 다른 곳과 달리 경사 구간에만 적색 미끄럼방지 포장이 설치돼 있는 등 통일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 인근 도로는 도로정비 과정에서 고원식 횡단보도 일부가 지워진 채로 방치되고 있는가 하면 동초등학교와 신제주로터리 등 일부 지역은 횡단보도 경사 구간이 파손돼 있거나 도색이 지워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가 오는 날에는 물웅덩이가 생겨 횡단보도를 이용하려는 보행자들이 피해를 입는가 하면 차량 진입 과정에서 하부에 충격이 가해지는 등 불편이 따르고 있다.

때문에 시설 정비는 물론 부서 일원화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과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라 설치하되 현장여건을 고려하고 있다"며 "제각각 설치되는 부분이 있어 관리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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