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내일부터 시작된다.고속도로는 귀향객과 관광객을 실은 차량이 넘쳐날 것이다.연휴가 되면 언제부턴인가 방송국의 중계차가 고속도로상황을 어김없이 알려주는 일이 상례화 했다.

그만큼 교통상황은 국민의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명절 때 민족 대이동은 비단 우리만이 아니다.이웃한 중국도 도시로 이동한 인구가 많아 귀성객 행렬이 1억을 넘는다는 소식을 접한다.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설을 쇠기 위해 제주로 내려오는 귀성객이나 연휴관광을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의 교통수단은 항공기일 수밖에 없다.짧은 시간내에 목적지까지 가는 편리함은 항공기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전국의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연말연시,설연휴,추석연휴 등 인구이동시에 귀향객들이 귀향에 필요한 항공기 좌석은 언제나 충분치 못했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은 반복되는 모양이다.반드시 와야할 사정이 있는 사람이 예약을 못할 경우,공항에 나가 대기표로 하루종일 기다린다.어쩌다 시간을 놓치거나 개인사정으로 출발시간에 나오지 못한 사람의 좌석에 대신 타고오는 방법이다.제주도민이라면 한두번 정도는 겪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보장도 없는 무작정 기다림이란 지루함을 떠나 속이 바싹 타는 노릇이다.때론 남의 귀향을 막으려고 꼭 이때 관광을 해야하냐고 불평도 해본다.심지어는 제사모실 조상도 없냐는 괜한 투정도 나온다.그렇지만 그것은 푸념일 뿐이다.남의 생활에 간섭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휴를 겨냥했던 도내 관광호텔도 예약률이 저조하다고 하다는 소식이다.항공좌석이 없는 게 원인이라고 한다.이에 반해 스키장이 있는 다른 지방의 숙박시설은 관광객이 몰려 예약이 넘친다는 소리도 들린다.희비가 교통편에 달려있는 셈이다.

물론 항공사의 어려움도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다.반짝 며칠간 평소에 비해 몇 배 이상의 승객을 감당하기엔 능력 밖의 일일수도 있다.무리한 운항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일을 그대로 방치하기엔 뭔가 답답한 구석이 있다.평소 예비 항공기를 충분히 확보해뒀다 이런 경우 투입해 달라면 무리한 요구에 속할까. <고순형·편집위원><<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