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정치평론가·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문 대통령이 그 코멘트를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해석한 적이 있다. 서울을 방문한다면 그 때 '종전협정선언'과 남·북한 '철도연결의 날'등 필수적인 사업들을 공히 기념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지금으로서 연기된 상황이다.

정부에서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인적인 약속을 신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능성은 충분하게 열려있다. 문 정부는 김 위원장이 과연 서울을 방문할 수 있겠느냐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의 목적은 분쟁을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파 인사들 가운데 일부는 만약 김정은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그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분쟁 위주의 사고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 우리는 지금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명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게 됐다.

이럴 때 최종적인 판단의 근거는 그들이 말하는 '주체국가'의 구호처럼 '주체적인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지금 북한에는 서울 방문 온건파와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수하는 강경파가 서로 다투고 있다는 소식이다. 강경파들은 지금까지 강경하다고 알려진 인물들이다. 반면에 온건파는 남·북협력의 과정에서 협력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사들을 말한다. 강경파는 수령의 보호가 최상의 임무임을 명심한다.

남한에 망명해 온 북한 전문가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 지도부 내에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강연에서 백두칭송위원회 등 김 위원장의 방남을 환영하는 단체들에 대해 "북한의 실상을 잘 모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1월 26일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서 "북한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김정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처럼 환영인파가 모여 김정은을 환영하는 장면을 만들어 균형을 보장해야 하는데 다원화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남·북정상회담 장소로는 "남남갈등이 심한 서울보다는 조용한 제주도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는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의 고향이기도 하다. 과연 이런 설문을 조사할 필요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회담에서 나온 미국의 반응도 우리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제2차 북·미협상을 위해 1월과 2월 두 달 가운데 하루를 협상의 시기로 생각하고 있으며 장소만 해도 3곳(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 한 곳을 생각해 두고 있다. 그 후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 브리팅에 의하면 한·미회담을 통해 김정은 서울방문 소식을 양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은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소식과 궤도를 같이하고 있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북한 회담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가.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이 있을 수 있다. '남·북·미·중'이 연결되어 있는 '종전선언의 날'과 '철도연결의 날'이 겹쳐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대미 외교문제와 남·북한의 신뢰회복이라는 문제가 동시에 남아 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행동이 너그럽게 보이며 단단한 '한·미외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날을 선택할 것이다.

필자가 봤을 때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김정은과 트럼프의 2차회담보다 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날은 아마 우리 동포들의 인식에도 쇼크로 기록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날 이후 인식상의 '냉전의 날'은 끝나는 것이러고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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