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 차장

어김없이 연말이 왔다. 이맘때 이웃사랑의 대명사로 만나는 것이 바로 자선냄비와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이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유래는 18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1년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져 오던 어느 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에는 난파선의 승객과 선원들이 구세군 회관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도시 빈민과 재난 피해자들을 위해 한 구세군 사관이 거리에 커다란 쇠솥을 내걸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냄비를 끓게 합시다"라고 호소했다. 의외의 호응에 힘입어 이 행사는 이웃돕기 행사로 자리 잡았다.

사랑의 온도탑은 이웃을 위한 나눔의 온정을 나타내는 대형 온도계다.

이웃을 위한 나눔의 온정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입니다.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탑의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가는 형식으로 나눔의 정도를 온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웃돕기 온정이 예년만 못해 올겨울 소외된 이웃들은 유독 춥고 스산하다는 소식이다. 

연말을 맞아 모금운동을 하는 기관·단체들도 시들해진 나눔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1월 20일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희망2019나눔캠페인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열고 지난해보다 3억6000만원 증가한 47억7500만원을 모금 목표액으로 정하고 나눔 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 모금액은 8억8296만여원으로 목표 대비 18.5%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 목표액 44억1500만원 대비 32.7%에 달하는 14억4270만여원을 모금한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실적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위로 하위권이다.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남은 기간 모금 목표액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기 예수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는 자고로 기부와 나눔의 시즌이기도 하다. 

제 혼자 살기에 급급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삼 이웃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때인 것이다. 

모든 이들의 정성이 모아져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삶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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