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편집부 차장

2019년 기해년이 시작됐다. 새해가 되면 올해 각오와 계획을 다진다. 한 해 동안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실천하면 보람을 느끼지만 '초심'을 잃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된다면 무의미한 한 해가 된다.

민선 7기 제주도정이 2019년 기해년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다. 제주영리병원 개원 허가 문제를 비롯해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굵직한 현안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정에 서야 하는 등 개인적인 문제까지 얽히면서 민선 7기가 시작부터 험로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립과 제주공항 주변을 개발하는 웰컴시티 조성사업을 백지화하면서 행정에 대한 도민사회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도내 인터넷 매체와의 신년대담을 통해 "밀고 간다고 하면 '독단적'이라고 하고, 차선이라도 찾으려 하니 '결정 콤플렉스'라고 하고, 나름대로 결정하니까 이제는 '행정신뢰 왜 무너뜨리느냐'고 비판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도민 사회가 '독단적' '결정 콤플렉스' '행정 신뢰 무너뜨린다'고 말하는 것은 도지사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도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정책이든지 사회 구성원 100%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최선이 아닌 차선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많은 도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취사 선택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이는 자기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도민 의견'이라고 포장하는 것이다.

원 지사는 지난 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 "앞으로 도민 행복과 제주 발전을 위해 도민만 바라보면서 민생 현안 해결과 통합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통·통합·혁신·실천'이라는 도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벌써 원 지사의 신년 메시지가 '작심삼일'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에 나섰을 때와 민선 6기에 취임했을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말고 자신의 정치적 영달이 아닌 '도민만을 바라보며' 살기 좋은 제주를 건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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