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영혼과 유족위한 큰굿 한바탕 치르고파"

 “한때 미신으로 치부되던 굿이 갈수록 제주의 독특한 문화로 인정받고 있어 기쁩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굿 기능보유자 김윤수 심방(54·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장)은 “칠머리당굿을 올릴 때보면 대중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굿을 할 때 마다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이 무업의 길로 들어선 것은 열여섯살때.원인모를 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을 때 무병이니까 굿을 배워 무업을 이으라는 큰 심방이었던 큰어머니의 권유로 굿을 배우기 시작했다.그 후 안사인 심방을 쫓아 굿일을 따라다니던 김 회장은 주변의 손가락질을 못이겨 서울 등지로 떠나 방랑 생활을 하는 등 굿일을 떠나있었으나 또다시 무병으로 굿판에 돌아왔다.

 김 회장이 본격적인 굿인생을 걸은 것은 군 제대후인 스물일곱때부터다.와산당굿 메인심방이었던 수양어머니 고군찬 심방에게 본격적인 굿 수업을 닦은 그는 스물아홉에 큰굿을 할 수 있는 수심방이 되었다.

 제주칠머리당굿 초대 기능보유자였던 안사인 심방과 함께 제주칠머리당굿보존에도 열을 쏟아온 그는 1990년 안 심방의 타계후 칠머리당굿보존회장 직을 이어받아 제주굿 살리기에 주력해왔다.

 1995년 6월에는 칠머리당굿 기능보유자로 국가지정 인간문화재가 된 김 회장은 칠머리당굿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단체 등과 연계해 굿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지난해부터는 제주시의 탐라국입춘굿놀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김 회장은 “입춘굿놀이를 제주의 큰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입춘굿보존회 설립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론도 폈다.

 “4·3으로 억울하게 죽은 4·3영혼들의 저승길을 쳐주고,유족들의 한을 풀어준 4·3해원상생굿과 일본에서의 4·3굿은 잊을 수 없는 굿이 될 것이다”는 김 회장은 “4·3위령제때 의례적으로 올리는 굿판이 아니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4·3영혼과 유족들을 위한 큰굿을 한바탕 치러냄으로써 굿의 축제화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도 갖고 있다.<김순자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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