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석 제주소방안전본부 소방정책과 소방장

넛지효과(Nudge Effect)는 강요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한다는 의미다. 지난 2017년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H.Thaler)는 '넛지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가장 좋은 개입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는 소변기 중앙에 부착된 파리 스티커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최초 시도했으며 파리를 조준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폴 공항은 파리 스티커를 붙임 후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라는 말이나 파리를 겨냥하라는 문구 없이 단순히 작은 파리 한 마리를 변기 그려 넣음으로써 원하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런 넛지효과는 어린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도로교통 시설물인 옐로카펫 프로젝트에도 적용이 됐다. 옐로카펫(Yellow Carpet)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가 이를 쉽게 인지하도록 하기 위해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랗게 표시하는 교통안전 설치물로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르면 색상은 노란색(황색)으로 하고 재질은 빛을 반사시키는 성능이 우수하면서 동시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규격은 벽체 최소 높이를 1.7m로 형상은 삼각형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주변 시설물이나 여건을 고려해 사각형이나 반원형태 등 눈에 잘 띄는 다른 모양도 허용된다. 효과적인 측면에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조사결과 옐로카펫을 설치하면 횡단보도 대기공간의 시인성(눈에 잘 보이는 정도)이 40~50% 증가하고 차량 속도도 5~12%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아이들의 보행안전을 위한 사업인 옐로카펫 프로젝트는 전국적으로 650여곳에 설치됐다. 제주에서도 소방안전본부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현재까지 도내 초등학교 주변 통학로에 16곳에 설치해오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다양한 사고예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어린이 보행안전을 위한 옐로카펫사업도 올해 설치 및 유지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고, 강요가 아닌 부드러운 개입을 통한 바로 넛지 효과를 이용한 안전하고 안심한 제주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의 힘을 모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