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산 양배추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21일 애월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농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양배추 10% 이상 자율감축 결의대회'가 열고, 가격안정과 생산량 조정에 나섰다.

양배추 생산량 22% 증가로 가격하락 농가 9000t 자진폐기 결의
제주 물론 육지부 출하량 늘어…월동무 등 채소류 경쟁력 악화

"3~4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양배추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월동무나 브로콜리 등 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수 십 년간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이 더 힘들다"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서 60년 넘게 양배추 등 농사를 지어온 장병언 할아버지(82)는 최근 급격히 떨어진 양배추 가격 때문에 고심이 크다.

장 할아버지는 "올해 가격이 크게 떨어져 애써 키운 양배추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1월이 되면 다른 지역 양배추는 거의 출하되지 않았는데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한 겨울에도 물량이 쏟아져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양배추 농민들은 감귤원 폐원 사업 추진으로 크게 늘어난 빈 땅에 채소류를 재배하면서 양배추는 물론 월동무, 브로콜리 등 제주산 채소류가 과잉공급과 가격하락이 쳇바퀴 돌듯이 반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결국 과잉생산으로 크게 하락한 양배추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농가들이 자진폐기에 나섰다.

2018년산 양배추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21일 애월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농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양배추 10% 이상 자율감축 결의대회'가 열고, 가격안정과 생산량 조정에 나섰다.

제주농협양채류협의회와 제주양배추출하조절위원회는 21일 애월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양배추 10% 이상 자율감축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도내 양배추 주산지인 애월·한림·대정 등 양배추 생산자 50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은 재배 면적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65㏊, 물량으로는 9000t 정도를 산지에서 선제 폐기하기로 뜻을 모았다. 

도내 2018년산 양배추 재배 면적은 2038㏊, 생산 예상량은 11만4658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산에 비해 면적은 2.0%, 생산량은 22.6% 증가했다. 

여기에 전남 등 타 지역 양배추 역시 생산량이 급증해 과잉공급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은 8㎏에 4353원으로 전년 대비 36%나 떨어진 상황이다.

더구나 1월 들어 양배추 가격은 더 떨어져 상품 기준으로 3000원대에 그치면서 자진폐기까지 추진되고 있다. 

이달 21일까지 산지에서 자율적으로 양배추 폐기에 나서고, 이달말까지 이행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양배추 과잉생산이 심각해 20~30%는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2018년산 월동무 역시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농가들이 당초 7000t을 자진폐기키로 했지만 현재 1만5000t으로 확대해 진행중이다.  김용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