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영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영어과 교수·논설위원

최근 제주한라대학교의 논어살롱에서 공자학원 위엔타오 부원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를 분석했다. 최근 미국이 대 중국 통상 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중국이 과연 버티어낼 수 있을까. 위엔타오 부원장은 '대미 협상에서 현재 중국은 1980년대 일본과 비교하면 경제력과 정치력 면에서 훨씬 더 협상력이 강하다'는 자부심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중 압력이 거세어질수록 중국의 대외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며 디지털 기술력의 세계 우위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사실 중국의 자부심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 소비시장에서 나온다. 15억의 중국 인구가 경제활동을 폰으로 하면서 포장마차에서도 휴대폰 유알(UR) 코드로 결제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 디지털 소비 시장을 키우게 된 동인이 온갖 규제를 철폐해 온 중국 공산당이다. 당이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 중국이다. 2018년 중국 소비시장의 키워드는 소위 '왕홍 경제'라고 한다. Power Blogger로 해석되는 왕홍의 예로 중국 최대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로 알려진 웨이보(weibo)는 1500만명 이상의 구독자가 있다. 2018년 5억9000만명의 중국인이 왕홍 시장에서 16조원 가량을 쓴 것으로 조사된다. 

애플 인공지능(AI) 분야의 중국기술자 카이 푸 리는 테드(TED) 연설에서 '미국이 인공지능 발견의 선두주자라면 중국은 인공지능 실행의 선두주자'라고 말한다.  '미국은 신사적으로 경쟁하지만 중국은 '고대 로마 검투사'같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경쟁한다'라고 한다. 이미 7억명 이상 중국인이 핸드폰 결재로 지난 2017년 모바일 결재로 $18.8 조를 썼다고 한다. 그 결과 기업은 수익이 늘어나고 디지털 소비자 수가 늘면서 인공지능 엔진의 성장 동인이 되는 데이터 수집 기회를 갖게 됐다. 그 결과 중국의 인공지능 회사들이 급성장해서 컴퓨터 비전, 음성 인식, 음성 합성, 기계 번역 드론을 실제로 실행하는 기업은 거의 중국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고운 시선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미·중 무역전쟁보다도 더 우려되는 것은 미·중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술 개발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리콘 밸리가  '기술 디스토피아 파멸(Dystopian Ruines)'로 이끄는 엔진이라고 하며 인공지능 출현으로 인간 노동력을 쓸모없이 만들고 소수 지배 계층을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중국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전통의 관시 문화를 벗어날 수는 없다. 가난한 경극 배우 아들로 40조원 매출의 알리바바 창업주가 된 마윈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전통적인 인간관계의 가치를 강조한다. '저는 타오바오 직원 2만4000여명을 2만4000권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사람을 만날 때 마다 사람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그 사람을 감상한다"

신기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 생태계에서 엉뚱하게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한국 킬러 컨텐트가 미중의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전 세계의 팬클럽 아미(ARMY)를 키워냈다. 방탄소년단은 3대 기획사 소속이 아니기에 데뷔 초부터 유튜브(Youtube)로 동영상을 올리고 팬덤을 확보했기에 가능했다. 한국이 디지털 소비 시장에서 컨텐트로 승부를 걸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기계와 공존할 수 있을까. 지난해 알파고에 지고 중국 바둑 기사 커제이(Ke Jei)가 눈물을 흘렸다. 알파고는 이기고도 기뻐할 수 없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감성과 공감과 소통력을 대체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과학가, 건축가, 음악가, 작가들이 더 창조적으로 일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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