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화원연합회  「일도1동 역사문화지」…동 작업 첫 결과물
시대 앞섰던 영광 재현, 12~3월 8일 산지천갤러리 사진전도 

"6·25때 피난 왔던 예술인들/소설가 계용묵은 문예지를 만들려/신고 다니던 구두까지 팔았고/날마다 들락이던 동백다방은/없지만 1960년대엔 다방들이 와자자 생겨나…"(문충성 '칠성통'중)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제주에는 칠성통이 있었다. 제주항·산지항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들보다 먼저 새로운 것들을 맞을 수 있었던 까닭에 한 때 시대를 앞서갔다. 세월을 이기지 못해 지금은 그 자리를 넘겨줬지만 향수만큼은 짙고 풍성하다.

제주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회장 신상범)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억과 기록을 모아 「일도1동 역사문화지」를 펴냈다.

그동안 읍·면의 자료를 모아왔던 작업을 마감하고 '동(洞)'지역을 시작하며 꼭 집어 선택했다.

앞서 읍·면 역사문화지가 전통과 민속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면 이번 작업은 '시간'과 사회 변화에 무게 중심을 뒀다.

일도 1동은 옛 제주의 산업과 상업 중심이었다. 전쟁통에 제주까지 피난 왔던 사람들의 노점이 즐비했던 동문시장의 풍경은 물론이고 제주 최초 상설점포지역인 일도리에 이른바 떴던 점포와 매상액까지 정리했다. 1965년 칠성로 상점가가 만들어지던 풍경까지 눈앞에 아른거린다.

제주 근·현대 문화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다방'역시 이 곳에서 꽃을 피웠다. 국어 교과서나 음악·미술 자료에서나 봤음직한 이름들을 제주와 연관해 살필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가치가 놓다.

기성복이 나오기 전과 이후의 풍경이나 상권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바로미터도 찾을 수 있다.

글로 다 채울 수 없는 감흥을 사진으로 만끽할 수 있는 자리로 열린다. 

서적 발간을 기념한 '제주 원도심의 발자취'사진전이다. 역시 '일도1동'의 조각 중 하나인 여관을 활용해 조성한 산지천갤러리에서 12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화려한 네온사인이나 국적 불문 간판이 점령을 하고, 도로를 내느라 사라진 흔적들이 흑백의 시선에 담겨 오늘과 만난다. 옛 추억을 떠올리고, 개발 바람에 잃은 것은 무엇인지 곱씹는 자리다. 문의=064-800-9336.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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