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재배면적 10배 증가…월동채소 내 비중 43% 들썩
대체작목 부재·수입산 공세 등 가격 결정력 한계…처리난 반복

애써 키워 놓고 산지 폐기하는 '월동무 악순환'은 수급조절 한계와 더불어 구조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무 생산 동향 및 전망 자료를 보면 '2000년 이후 10배 이상 늘어난 재배 면적'이 생산량 조절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물론 전체 무 생산 구조에 변형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세척무로 일반 무와 차별화하며 소비자 선호도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과잉 생산 피로감과 수입산 경쟁에서 밀리면서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약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월동무 재배면적은 2000년 604㏊에서 2017년 6275㏊로 10.5배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2% 더 늘어난 6475㏊로 집계됐다. 2009년까지 전체 무 재배면적의 13.1% 수준이던 것이 2010~2017년 29%로 급증했다. 제주 월동무 생산량 증가가 가을·봄 무 재배 면적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이런 상황은 타 작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배가 용이한데다 마땅한 대체 작목이 없다는 점, 무엇보다 제주산 채소류 중 조수입 비중이 26%나 되는 등 마늘(17%)·양배추(12%)·당근(10%) 보다 높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2000년 기준 전체 제주산 월동채소 재배면적의 4% 수준이던 월동무는 2017년 43%까지 증가했다. 재배지역도 성산 중심에서 당근·감자 주산지인 구좌·조천·남원, 마늘·양파·양배추 주산지인 대정·한림까지 확대 추세다.

문제는 1인당 무 소비량이 2000년 이후 매년 연평균 3%씩 감소하고 있는데다 대량 소비처에 공급되는 단무지용 등 가공 무의 수입산 의존도가 높아지며 가격 조정이 쉽지 않아 처리난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요 수입 시기가 월동무 출하시기와 맞물리는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018년산 월동무의 생산예상량은 2017년산 32만t(4874㏊)보다 2만t 증가한 34만t(5177㏊)이다. 무 개당 도매가격은 1월 말 787원 선으로 평년보다 26.7%나 낮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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