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前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장

최근 도민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제2공항이다. 다양한 의견과 논쟁들로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숱한 의혹과 거듭된 해명에도 표류중인 제2공항을 보는 도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제각각인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어지럽기는 마찬가지다.

제주도가 2017년 10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2.5배 이상 높았지만 올해 1월 KBS제주 보도를 보면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응답(32%)이 가장 많았다. 제2공항은 제주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런 치열한 논쟁에서 잠시 물러서 시선을 돌려보자.

우선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는 지역 간 교류와 교역량이 운송수단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증가했다. 공항을 거점으로 한 항공운송을 통한 '연결성'과 '이동성'이 핵심이다. 최근 자국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중에도 세계 항공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향후 20년 동안 현 수요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78억명)도 내놓고 있다. 이런 추세로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공항의 혼잡도가 빠르게 상승중이다. 동북아 중심에 위치, 빼어난 관광자원을 가진 제주 역시 이런 흐름의 정점에 있다.

주변 도시들은 공항의 파급력을 통해 경제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역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동아시아공항연합 제17회 연례회의에서 '공항 확장 및 리노베이션'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수도공항 수용능력 포화로 다싱지구에 베이징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광저우 바이윈 공항 3단계 개발경과를 공유했다. 일본은  4000만 관광객이 예상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하네다·나리타공항을, 관광수요가 높은 홍콩과 마카오공항 역시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관광객 증가로 파생된 교통 체증과 쓰레기 증가 등의 부작용을 보는 도민의 염려를 충분히 공감한다. 적정 '수용력'에 대한 고민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지역사회가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이다. 움츠릴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제2공항이 돌파구가 될 것이다. 공항 건설에 발맞춰 관련 인프라를 정비할 강력한 동력을 통해 계획적이고 균형있는 발전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한 지역의 활력은 산업 전반으로 순환돼 일자리는 물론 지역 발전을 촉진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또 있다. 깊어진 공방은 갈수록 '제2공항은 제주에 악영향을 준다. 그래서 나쁜 것이다' 같은 왜곡된 시선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편견을 걷어내고 사실에 입각한 객관적 시선이 필요하다. 제주 관광산업은 지역내총생산의 30%를 육박한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공항을 통한 강한 대외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지리적 특성상 공항 확충에 대한 건전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지역 성장과 함께 현명하게 대처해 왔다. 제2공항 더 이상 지체 돼선 안 된다. 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에 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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