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지난해 말 발표된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는 시대 변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유튜버(Youtuber)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희망직업 5위로 나타났는데, 유튜버는 어떤 내용이든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에 올리는 사람이다. 그들은 동영상만으로 세계인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 매출까지 좌우하고 있어 마케팅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동안 마케팅 활동은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객 집단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수행돼왔다. 하지만, 최근의 환경변화는 이러한 공식들을 무너뜨리며 생각지도 못한 시장을 열어가면서 새로운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쓰는 화장품, 부모 세대의 노래를 자녀 세대의 아이돌이 부르는 음악 방송들이 생기면서 각각의 세대로 구분됐던 시장이 하나로 묶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그런가하면 과거에 하나의 집단을 대상으로 했던 상품의 시장 욕구가 세분화되면서 여러 개의 집단을 고객으로 삼기도 한다.

특히 IT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과 상품들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있다. 고객들이 검색하는 정보가 곧바로 분석돼 구매후기와 검색량이 많아질수록 실시간으로 상품 광고로 나타난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고객 자신보다 더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에 이르게 한다.

초기 숙소와 차량을 연결해주던 공유경제가 주방과 사무실 등 많은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배
달산업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이 배달로 제공되기 시작했고, 밤에 주문한 제품을 다음날 새벽에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시스템도 생겨났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산업의 개척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새벽 배달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거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두 시간 이내에 집 청소를 해주는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공유경제 상품도 등장했다.

물론, 새로운 상품이 저항없이 수용되기 위해서는 제공하는 측이나 제공받는 측 모두에게 필요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이를 중개하는 기업은 시장이 필요로 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내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과 원하는 사람을 연결시켜준다. 이 연결과정에 참여하는 누구나 혜택을 받고, 그 사이에서 수익이 창출되게 하는 것이 요즘 얘기하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IT 환경에서 거래과정을 서로 지켜볼 수 있게 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의류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원단 가격부터 가공비, 세금, 물류비 등을 모두 공개하고 최소한의 이윤을 남기는 의류쇼핑몰이 격려 받는 것을 보면 시장의 욕구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상품뿐만 아니라 지역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지역도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도민과 방문객의 욕구를 파악해 산업은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기관은 이 사이에서 양쪽의 만족도가 높아지도록 연결시킬 수 있는 정책을 일관되게 수행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 우리 지역의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한 제2공항과 영리병원 문제도 변화하는 시대에 도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이유이다.

어느 영역에서든 불이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되도록, 반드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전략이 플랫폼 구축의 기본이다. 사나운 바다가 훌륭한 뱃사공을 만든다는 것처럼 어느 방향이 옳은지 모를 때는 직접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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