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사실상 찬성 입장의 담화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이번 담화문은 한마디로 '반대 목소리를 듣는 공론은 앞으로 없다'고 선언한 자리로 규정한다"며 "영리병원 허가 과정에서 거짓말쟁이가 되더니 이제는 자기만의 사고에 갇힌 독불장군임을 선언했다고 평가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제주도의회는 현재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절차적 타당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담아 기본계획 수립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담화문을 통해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다른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대못 박기"라고 규탄했다.

이어 "원 지사가 책임지고 지키겠다는 도민과 후손의 미래는 개발 광풍이 몰아칠 제주가 아니다"며 "개발에 신음하는 제주가 아닌, 질 나쁜 일자리가 넘쳐나는 제주가 아닌 다른 제주, 이를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제주도민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제주지역 농민·노동자·민중단체들의 연대조직인 제주민중연대도 성명서를 내고 "도지사 담화문은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오히려 개발이 제주도민의 뜻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발 광풍으로 제주를 파괴할 제2공항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더 강력한 투쟁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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